'3代가 독립운동'…오희옥 지사 용인 원삼 정착지원 나서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평생 애쓰신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이신데, 고향에 돌아오시고 싶으시다면 도와드려야죠"
경기 용인시가 처인구 원삼면 출신의 여성 독립운동가 오희옥(91·여) 지사의 꿈을 실현해주기 위해 나섰다.
용인시는 19일 "오 지사께서 고향인 원삼에서 남은 삶을 보내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해 원삼지역에서 오 지사가 지낼 말한 곳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가 오 지사가 여생을 보낼 집을 마련하려고 나선 것은 제98주년 3·1절을 앞두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제는 고향인 용인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경기 수원시 보훈복지타운에서 혼자 사는 오 지사는 가족 3대가 용인 원삼에 고향을 둔 독립운동가 출신 집안이다.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군에 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고 나서 오 지사 등 가족을 데리고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아버지 오광선 독립운동가는 1915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서로군정서를 거처 대한독립군단으로 활약했다.
오 지사도 10살 어린 나이 때부터 어머니, 언니와 함께 만주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오 지사는 1990년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슬하에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오 지사는 현재 수원보훈복지타운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28일 3·1절을 앞두고 집을 찾아간 연합뉴스 기자에게 독립운동 활동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나서 "이젠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오 지사는 "청년들에게 싼 집도 마련해 주고, 가난한 사람 찾아가 집도 지어주고 하는데, 우리 독립운동가들에게도 고향에서 살만한 조그만 집이라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의 이런 소망은 용인시 공무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찬민 용인시장이 "오 지사를 모셔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보라'고 지시하면서 용인시가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 공무원들이 원삼면 해주 오씨 종중을 만난 데 이어 빈 농가주택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수 있는지도 알아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 지사가 편안히 여생을 보낼 집뿐만 아니라 평생 독립운동을 해 오신 오 지사의 활동내용을 알려주는 교육공간도 만드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면서 "우선 거처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이번 3·1절을 기념해 용인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기리는 카드뉴스를 만들어 용인시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3대째 독립운동을 한 오희옥 지사의 가족이 첫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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