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현 "장혁과 액션 하고 싶었지만…'찌질함'에 집중"

입력 2017-03-20 08:00   수정 2017-03-2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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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현 "장혁과 액션 하고 싶었지만…'찌질함'에 집중"

'보이스' 종영 인터뷰…"그래도 대식이는 뼛속까지 형사였어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보이스'의 심대식은 처음부터 좀 수상했다. 첫 방송부터 '범인 아니냐'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골든타임팀'에 재빨리 녹아들었고, 시청자가 잠시 의심을 접은 틈을 타 마지막에 뒤통수를 쳤다.

결국 모태구(김재욱 분)의 공범이었던 것으로 밝혀진 대식이었지만 그도 결국은 피해자였고, 시청자들은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 무진혁(장혁)에게 "나는 형처럼 강하지 않다"고 떨면서 소리 지르는 대식이의 모습은 인간의 나약함을 대변했다.

뒤늦게 압축적으로 공개된 대식이의 사연이었지만 시청자들이 급작스럽게만 느끼지 않았던 건 배우 백성현(28)이 짧은 와중에도 깊은 호흡으로 연기한 덕분일 것이다.

백성현은 최근 '보이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첫회부터 그 순간(공범임이 밝혀지는 순간)을 위해 농도 조절을 계속 해왔다"며 "준비 없이 연기했다면 감정 이입이 안 됐을 텐데 감독님, 작가님, 그리고 장혁 형과 계속 상의했기에 자연스럽게 연기가 됐다"고 말했다.

백성현은 심대식이 멋있는 캐릭터가 결코 아니라고 연신 강조했다.

그는 "대식이를 굉장히 인간적인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며 "특히 마지막화에서 모태구에게 잡혀 창고 안에서 발가벗겨진 채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는 그 순간 굉장히 찌질하고 비굴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느끼는 원초적인 공포감, 학대당하는 강아지처럼 모태구와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심대식의 캐릭터에 대해 "최고의 선택이 아니고 최선의 선택을 했는데 최악의 수가 돼 말려들어 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래도 대식이가 마지막에 모태구에게 '여기서 불쌍한 사람들 다 죽인 거냐'고 묻는 장면에선 "그래도 대식이가 뼛속까지 형사였구나 하는 걸 느꼈다"며 흡족해했다.

이 장면에서 극도의 공포감을 표현하기 위해 모태구 역의 김재욱과 대화를 나눴느냐고 물어보니 오히려 한마디도 안 했다고 했다.

백성현은 "나쁜 놈과 무슨 얘길 했겠느냐"며 농담으로 말한 뒤 "사실 이미 각각의 캐릭터가 구축된 상태에서 부딪힌 상황이라 대화가 필요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촬영이 한참 진행될 때만 해도 자신의 캐릭터가 죽을 것으로 예상을 했다고 한다.

백성현은 "작가님이 매일 저한테 갈가리 찢어 죽이겠다고 해서 14화쯤에 죽을 줄 알았는데, 시청자들 덕분에 산 것 같다"며 "또 무진혁과 대식이의 관계를 볼 때 모태구가 대식이를 죽이면 진혁이 모태구를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작가도 결국 대식이를 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식이를 죽이지 말아 달라고 응원해주신 시청자들께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했다.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은 '보이스'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백성현은 "장혁 형처럼 액션을 같이 하고 싶었는데 매번 꿔다놓은 보릿자루 마냥 뛰기, 헛다리 짚기, 말 지지리도 안 듣기, 엄한 놈 쫓기만 해서 아쉬웠다"며 "복지원 에피소드에서 감독님께 사정해 겨우 액션 하나를 했는데 그거 하나 했다고 마냥 좋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시즌2를 하게 된다면 대식이가 액션을 좀 하고, 골든타임팀의 다른 식구들의 능력도 더 소개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혁에 대해선 "그동안에는 연기할 때 고민이 있으면 혼자 해결했는데 '보이스'를 통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형을 얻어 기쁘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같은 소속사이기도 하다.






백성현은 알려진 대로 아역 배우 출신이다. 그러나 '보이스'를 통해 진정한 성인배우로 자연스럽게 거듭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성장통이 딱히 있진 않았지만 늘 '연기에 재능이 있나'를 고민한다"며 "그러나 '보이스'처럼 좋은 분들과 좋은 작품을 하면서 힘과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요새 가장 심장을 뛰게 하는 것으로 '보이스'를 꼽은 백성현.

그는 '보이스'가 끝난 후엔 대선배 한석규와 영화 '아버지의 전쟁'을 찍고 있다. 장혁이 든든한 형이라면 한석규는 평생 만나고 싶었던 선생님이다.

그는 "한석규 선배님을 만나 '연기하길 잘했다, 이런 날도 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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