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채권단을 상대로 '배수의 진'을 친 것이 먹혀들면서 금호타이어 인수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18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컨소시엄 구성 허용 여부를 놓고 지난 한 주간 갈등을 빚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사장에게만 한정적으로 부여된 것이라며 박 회장 측이 제3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하는 방식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러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채권단에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채권단이 이를 무시한 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자 금호그룹은 다음날인 14일 컨소시엄 구성안을 주주협의회에 부의하지 않은 것은 절차상 문제라면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압박했다.
이어 16일에는 산은이 박 회장에게 구체적인 매각 조건이 담긴 주식매매계약서를 보내지 않은 데다 공식적인 통보 없이 언론을 통해서만 의견을 밝혀 여론전을 펴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박 회장 측이 연일 공세를 퍼붓자 매각 원칙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온 산은은 17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컨소시엄 구성안을 정식으로 논의해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더블스타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음에도 박 회장 측 요구를 수용한 것은 의미 있는 입장 변화이지만, 향후 금호그룹과의 소송전에 대비해 절차적 하자를 해결하려는 형식적 행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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