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방적 행동, 재앙적 결과 초래할 것…카우보이식 해결 시도 우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전면적 압박 강화 방침을 천명한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와 의회 지도부 등은 17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미국의 6자회담 복귀거부 방침을 밝힌 데 이어 한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역시 북한과의 대화 거부와 대북 압박 강화, 군사행동 불사 등의 강경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가 섞인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6자회담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란 헤일리 대사의 발언과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과 관련 "우리는 북핵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 외에 다른 대안을 보지 못한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6자회담 등의 협상을 통한 정치·외교적 해결밖에 없다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고리 모르굴로프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 외무차관도 다음 주로 예정된 러-일 외무·국방장관 회담과 관련한 일본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목표는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인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군사훈련과 다른 군사활동 활성화로 대응하고 여기에 다시 북한이 새로운 도발 행동을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군사적 대결이 아닌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러 의회 지도부도 미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접근법 비판에 가세했다.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핵보유국인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행동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북한과 이란 핵문제 등을 '카우보이 습격' 식으로 해결하려는 미국 새 행정부의 시도는 우려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헤일리 대사의 6자회담 무용론과 틸러슨 장관의 군사옵션 검토 발언은 "미국 대외정책팀의 단호함이 아니라 미숙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위원장 빅토르 오제로프도 미국이 북한을 궁지로 몰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정치·외교적 수단과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대응할 순 있겠지만 대규모 군사훈련(한·미 연합훈련)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사드) 배치로 한반도 상황을 극한으로 몰고 가선 안되며 북한 지도부를 궁지로 몰아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레오니트 슬루츠키도 "미국의 6자회담 복귀 거부는 실수"라면서 "6자회담은 스스로의 유용성을 증명했으며 이 협상 틀을 복원시키든지 아니면 합당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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