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혈액형을 1분 안에 판별하는 시험지(test strip)가 개발됐다.
현재는 훈련된 기사가 실험실에서 혈액 샘플을 원심분리기에 넣어 혈액 성분들을 분리하는 방법으로 혈액형을 판별하는데 최소한 30분에서 상황에 따라 몇 시간까지 시간이 걸린다.
중국 제3 군의대학(軍醫大學) 연구팀이 개발한 이 시험지는 혈액 샘플을 갖다 대면 30초∼1분 안에 색깔의 변화로 혈액형을 알 수 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7일 보도했다.
시험지에는 아주 작은 항체와 염료가 들어있어서 혈액 샘플을 갖다 대면 혈액 속의 항원과 작용해 색깔이 변한다.
시험지를 플라스틱 케이스에 삽입하면 액세스 윈도(access window)에 결과가 표시된다. 흔히 쓰이는 임신 테스트기와 상당히 비슷하다.
연구팀은 이 시험지를 3천550개의 혈액 샘플에 실험해 봤다. 그 결과 정확성은 99.99%로 나타났다.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30초였다.
사람의 혈액형에는 O, A, B, AB형이 있다.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에 있는 항원에 의해 결정된다. A형은 A항원, B형은 B항원, AB형은 A항원과 B항원을 모두 가지고 있고 O형은 항원이 없다.
이 시험지는 항체는 낯선 항원을 공격한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를테면 A항원을 가진 환자가 B항원의 혈액을 수혈받으면 자신의 혈액 속 항체가 B항원을 공격해 사망 위험에 처하게 된다.
병원 응급실에서 되도록 0형의 혈액을 이용하는 것은 O형은 공격할 항원이 없어 안전하기 때문이다.
이 혈액형 판별 시험지는 특히 전투지역이나 의료시설이 취약한 지역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