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연구팀, 초고주파 적외선 이용…"간단하고 값 싸다"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기존 기술보다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고 많은 사용자가 동시에사용해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끊기는 일이 없는 와이파이 기술이 개발됐다.
19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운영 과학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공대 톤 코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광통신망을 이용, 초당 40기가바이트(GB)가 넘는 엄청난 데이터 전송 속도의 와이파이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간단하고 구성 비용이 싸다. 지붕 등에 부착한 '광(光) 안테나'가 광섬유에서 나오는 적외선 광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해준다.
안테나엔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파장의 광선을 내뿜어주는 격자회절(passive diffraction gratings) 한 쌍이 들어 있어 광선이 매우 정밀하게 와이파이 기기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또 적외선 반향을 이용해 모든 무선 기기의 정확한 위치가 추적한다. 사용자가 이동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위치가 바뀌면 즉각 다른 빛 안테나가 끊김 없이 추적해 연결해준다.
1천500 나노미터 이상의 파장을 가진 이 적외선의 주파수대역은 약 200 테라 헤르츠(Tera Hz)로 기존 와이파이 대역보다 수천배 높다.
이에 따라 데이터 전송능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다른 와이파이망과의 간섭현상이 없다.
42.8 GB인 전송속도는 네덜란드 평균 연결속도(초당 17메가비트)의 약 2천 배에 달하는 것이다. 현재 세계에서 실제 사용 중인 가장 좋은 와이파이망 속도인 300메가비트보다도 수백 배 빠르다.
특히 와이파이 기기 한 대에 한 가닥의 적외선 광선 줄기가 따로 전송을 맡게 돼 적체가 일어나지 않는다. 동시에 많은 사람이 이용해도 와이파이 속도가 느려지거나 끊길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안테나 유지관리나 전력 사용 필요가 없어 시스템 설치와 운영비가 싸다는 것도 장점이며, 눈의 각막에는 미치지 못하는 안전한 적외선 파장을 사용해 건강에 해가 없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코넨 교수는 이 신기술이 실용화돼 사용되기까지는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의 핵심인 나노 파장 적외선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 기술은 이 대학교 요안네 오 연구원이 주도했으며, 오 연구원은 이 논문으로 우등 박사학위 논문상을 받았다.
최근 들어 전자파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빛을 이용한 광학 무선 인터넷망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빛(Light)과 와이파이(WiFi)를 합성한 '라이파이'(Li-Fi)로 불리는 이런 기술 중엔 LED 조명 빛을 이용한 방법이 추가 에너지 소비가 적고, 기존 무선 통신 주파수 대역보다 1만 배 넓은 가시광 대역을이용해 와이파이보다 100배 넘는 전송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그러나 이는 연결된 기기들이 여전히 공유돼 많은 기기를 동시 사용하면 느려지고 끊기는 등의 문제가 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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