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북부서 경찰 교통 검문에 산탄총 쏘고 도주 후 범행
승객 대피·운항 중단, 폭발물 발견 안돼…대선 앞두고 잇단 공격에 '긴장'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8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의 오를리 공항에서 30대 남성이 경비를 서던 군인 총을 탈취하려다 사살됐다.
파리 테러, 니스 공격 등의 상처를 지닌 프랑스에서 올해 4월 대선을 앞두고 크고 작은 공격이 잇따라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39세인 남성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프랑스 파리 남부 오를리 공항에서 순찰 중이던 특수감시부대 소속 공군 3명을 공격하려고 했다.
남성은 경비 군인 가운데 여성 군인의 총을 빼앗으려고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바닥에 뒹굴며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다른 군인 2명이 여성 동료를 보호하려고 남성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
프랑스 군 대변인은 공격을 당한 군인은 충격에 빠졌지만 다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공항 내 남쪽 터미널이었다. 티켓 확인이나 보안 체크를 하기 전 승객들이 머무는 곳에서 남성은 공격을 가했다.
한 목격자는 "체크인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3∼4차례 총성이 들렸다"고 말했다.
프랑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하자 공항에 대피령을 내렸으며 트위터를 통해 여행객들에게 경찰 작전이 이뤄지는 동안 공항 접근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사건 발생 후 승객 약 3천여 명은 긴급 대피했다.
프랑스 당국은 오를리 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일부 비행기의 착륙지를 파리 북부의 샤를 드골 공항으로 옮겼다.
현재 오를리 공항의 운영은 중단된 상태다. 프랑스 항공당국은 사건이 발생한 남쪽 터미널을 오늘 밤까지 폐쇄하지만, 서쪽 터미널은 곧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은 또 폭발물 처리반을 투입해 공항 일대를 수색했다. 사살된 남성의 시신에선 폭발물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숨진 남성의 신상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언론들은 수사당국을 인용해 남성이 강도, 마약 등의 전과가 있는 프랑스인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테러 등 안보에 위협이 될만한 인물로 분류된 것은 아니어서, 정부 데이터에는 포함돼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다만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이 남성이 급진화한 무슬림으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공항에서 범행하기 전인 이날 새벽 6시 50분께 파리 북부 스탱에서 차량 검문을 하는 경찰에게 산탄총을 쏴 얼굴에 상처를 입히고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 검찰청은 반(反)테러 담당팀에서 이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며, 경찰이 남성의 아버지와 남자 형제를 조사 차원에서 구금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최근 몇 년 사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일련의 테러 공격을 받은 뒤 주요 지역에 군인 등 특수 감시 병력 약 7천 명을 배치해 경계 근무를 서게 하고 있다.
2015년 파리 테러 이후 선포한 '국가비상사태'(Etat d'urgence)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각종 테러 이후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크고 작은 공격이 잇따라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 파리 사무소에 '우편물 폭탄'이 도착해 직원 1명이 다쳤으며, 비슷한 시간대 프랑스 남부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2명과 교장 등이 다쳤다.
지난달 초에는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이날 오를리 공항 공격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루브르박물관의 지하 쇼핑몰에선 한 남성이 테러 경계 근무를 서던 군인을 흉기로 공격하려다 총격을 받고 제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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