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15% 넘겨야 전액 보전…10% 못미치면 '빚더미'
초조한 바른정당…"범보수 단일화 중요 변수"
'후보난립' 한국당, '턱걸이' 국민의당도 안심하긴 일러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박수윤 기자 = 범보수진영의 대선주자들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선거비용 보전문제가 '비문(非文·비문재인) 연대' 구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완주하는 후보는 자신의 득표율에 따라 선거운동 과정에서 최대 509억여원까지 사용한 비용을 국가로부터 보전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엔 제한이 있다. 후보자가 총 유효투표수의 15% 이상을 얻으면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고 10∼15% 획득 시엔 절반을 받을 수 있지만, 득표율이 10%에 못 미치면 한 푼도 건질 수 없다.
문제는 'D-50일' 현재 지지도를 놓고 보면 범보수 진영의 그 어떤 정당이나 주자도 10% 이상의 득표율을 자신할 수 없는 상태라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천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2017년 1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 가중값 부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지지도 조사에 이름이라도 올린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도지사(2%)와 김진태 의원(1%)이 유일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1% 미만으로 떨어져 발표 대상에서조차 누락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또한 10%로 선거비용 보전기준에서 보자면 '턱걸이' 수준이었다.
각 당이 경선을 마치고 단일후보를 낸다고 하더라도 정당 지지도(국민의당·한국당 12%, 바른정당 4%)를 보면 '각개 전투' 시 15%는커녕 10%의 득표율도 장담하기엔 불안한 모습이다.
이에 범보수 일각에서는 "돈 때문에라도 '범보수 비문연대'는 필수가 아니겠냐"는 자조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에 따른 불안감과 혼란은 후발주자인 바른정당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군소정당들은 실질적으로 선거비용 때문에 완주를 못 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잘못하다간 후보도, 정당도 빚더미에 나앉게 되는 것 아니냐"면서 "의원들이 당장 내색은 못 하지만 동요가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선 "경선을 위한 경선에 그칠 게 뻔한 데 당력을 허비하느니 일찌감치 '무(無)후보'를 선언하고 제3지대 연대의 구심점 역할을 도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또다른 당 관계자도 "솔직히 말해서 후보자등록을 앞두고도 득표 가능성이 10∼ 15%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경우엔 완주 여부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당에서 결정한 경선 일정만큼은 변함없이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어쨌거나 지금 후보자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막판에 가서 제3지대 연대를 도모하게 될지라도 우리 당의 후보자가 중심이 돼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매우 현실적인 문제이지만 동시에 지금 고민하기엔 이르다"고 일축했다.
상대적으로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아직은 여유로운 눈치이다. 각자 지역 기반의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과 3자 구도에 따른 변수 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보수 적통' 아니냐"면서 "경선을 마치고 후보가 결정되면 보수의 지지가 결집할 테고, 나아가 양자 대립구도 내지는 3자 구도가 되면 기본이 20%"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15%도 못 이뤄낸다면 빚더미는 둘째치고 보수가 완전히 망하는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국민의당도 누가 후보로 선출되든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은 무난하게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당별 후보가 확정되면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2, 3위 후보 지지층이 1위 후보에게 옮겨가지 않고 안 전 대표 등에게 분산돼 지지율이 더욱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15% 미만으로 득표하는 건 고려하지도 않는 분위기"라며 "당연히 선거비용으로 중앙선관위에서 정한 1인당 선거비용 상한액인 509억원을 꽉 채워 선거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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