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포스코가 인도 동부 오디샤 주에서 제철소 설립을 추진한 지 12년 만에 부지 반환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철수 단계에 들어갔다.
18일 포스코 인도법인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 인도법인은 "현재 포스코가 보유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제철소 부지에 대해 오디샤 주에서 돌려달라고 하면 돌려줄 용의가 있다"며 최근 오디샤 주 정부에 부지 반환을 타진하는 공문을 보냈다.
오디샤 주 정부는 이를 접수했으나 아직 답변은 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데비 프라사드 미슈라 오디샤 주 산업부 장관은 "주 정부가 포스코 인도법인에 토지 세금과 삼림 전용 비용 등 8억2천만 루피(142억원)를 지급하라고 요청하자 포스코 인도법인이 이 비용을 내고 부지를 소유하는 데 관심이 없다면서 이 같은 답신을 보내 왔다"고 인도 PTI 통신에 말했다.
포스코는 앞서 오디샤 주에 120억 달러(13조6천억원)를 투입해 인도에서 조달한 철광석을 녹여 쇳물과 열연강판을 만드는 일관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으로 2005년 6월 오디샤 주 정부와 제철소 부지, 철광석 채굴권, 전용항만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환경 훼손 등을 내세운 주민 반대로 주 정부의 부지 조성 사업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고, 포스코가 인도 정부로부터 철광석 채굴권도 따로 배분받지 못하면서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이 미뤄졌다.
애초 4천200에이커로 조성하려던 제철소 부지는 2천700에이커로 줄었고 지금까지 포스코가 오디샤 주 정부로부터 인수한 부지는 550에이커로 알려졌다.
다만 포스코는 그사이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 180만t 규모의 냉연강판 공장과 45만t 규모의 자동차·가전용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설립하고 델리·푸네·첸나이 등에 철강가공센터 등을 운영하며 인도 내 하공정(철강제품 생산) 중심의 투자를 확대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년전인 2015년 7월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인도 동쪽(오디샤 주 제철소)은 시간만 많이 들고 걸리는 게 너무 많다. 앞으로는 동쪽보다는 서쪽 하공정으로 가겠다"면서 사실상 오디샤 주 제철소 사업 보류 의사를 밝혔다.
다만 권 회장은 당시 "인도 정부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기게 되면, 우리는 언제든지 유리한 조건을 검토해 재개할 수 있다"며 오디샤 제철소 사업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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