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총기 탈취해 공항서 총격하려 한 듯"…범행 당시 쿠란 소지
"마약 거래로 투옥 때 이슬람 급진주의에 경도"…당국 감시 대상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김수진 기자 = 프랑스 파리의 오를리
공항에서 경비군인의 총기를 탈취하려다 사살된 30대 남성은 자신의 범행이 알라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프랑스 파리 검찰은 공항 총기 탈취범인 지예드 벤 벨가셈(39)이 사살되기 전 "무기들을 내려놓아라. 나는 알라를 위해 죽으려고 이곳에 왔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들은 죽는다"고 외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알라를 거론한 점을 볼 때 범인이 경비군인의 총을 탈취해 파리 공항의 인파에 총격을 가하려고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브뤼노 르루 내부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범인은 경찰과 사법 당국에 알려진 인물"이라며 "테러를 위해 이번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범인의 시신에선 이슬람 경전인 쿠란도 발견됐다.
프랑스 출신인 벨가셈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오를리 공항의 남부 터미널에서 순찰 중이던 특수감시부대 소속 공군 3명 가운데 여성 군인을 공격했다.
범인은 석유통이 든 가방을 손에서 내던진 뒤 여군에게 달려들어 인질로 삼았다. 그는 자신의 공기 소총을 꺼내 여군의 머리에 겨눴다.
여군의 화기를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도 있었다.
다른 군인 2명이 여성 동료를 보호하려고 범인에게 총격을 가해 결국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여군이 총기를 빼앗겼는지와 관련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프랑스 검찰은 범인과 여군이 몸싸움은 하는 과정에서 총기 탈취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다만, 국방부는 이 여군이 총을 빼앗기지 않고 끝까지 지켜냈다고 설명했다.
범인은 공항에 도착하기 전인 이날 새벽 6시 50분께 자신이 거주하는 파리 북부에서 교통 검문을 하던 여성 경찰관에게 공기 소총을 쏴 다치게 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와 형에게 전화를 걸어 "멍청한 짓을 했다"고 말했으며 이후 비트리쉬르센의 한 술집에 들어가 공기 소총을 쏘며 손님들을 위협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범인은 이후 한 여성의 차를 훔쳐 공항으로 향했다.
범인의 이력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범인이 마약 거래 혐의로 감옥에 갇힌 2011∼2012년 이슬람 급진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보이며, 당국의 감시 목록에 올라 있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당국은 130명의 사상자가 난 2015년 11월 파리 테러 이후 이슬람 급진화 세력의 조사 차원에서 범인의 집을 수색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범인이 급진화한 무슬림으로 정보당국에 알려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조사 차원에서 범인의 아버지와 남자 형제, 사촌을 구금해 범행 동기와 테러 연관성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선 4월 대선을 앞두고 크고 작은 공격이 발생해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시기에 공항 공격이 발생해 프랑스 당국이 경비 태세 강화에 더욱 힘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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