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이 쉬차이허우(徐才厚)·궈보슝(郭伯雄·74)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권력기반이었던 곳을 포함해 인민해방군 육군 산하 5개 집단군을 해체할 예정이라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쉬차이허우와 궈보슝은 부패몸통으로 지목돼 시 주석 취임 이후 제거됐으며, 이들의 권력기반인 북부전구 16집단군과 서부전구 47집단군이 폐지 대상에 포함됐다. '동북 호랑이'로 불린 쉬차이허우는 2015년 부패 수사 도중 암으로 사망했고 '서북 이리'란 별명이 붙은 궈보슝은 작년 7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졌으며, 인민해방군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한 소식통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쉬차이허우와 궈보슝이 남긴 악영향을 척결하기 위해 16집단군과 47집단군 폐지를 결정했다"며 시 주석이 올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 개편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을 배치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더 많은 부대의 필요성을 야기한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우려한 당국이 16집단군을 다른 형태로 존속시킬 수 있다며 40집단군과 병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일부 집단군이 해병대와 공수부대로 변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중부전구의 20집단군과 27집단군, 남부전구의 14집단군도 해체할 예정이다.
집단군 개편 이후 관할 범위가 가장 넓은 서부전구는 13집단군과 21집단군 등 2개 집단군만 소유하게 되지만, 로켓군 내 가장 강력한 미사일 부대를 보유하고 있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등을 방위하는 데 충분하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집단군 개편은 20만 명의 병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일부 병사가 로켓군과 해군, 공군 등 다른 부대로 배치될 수 있다.
시 주석은 2015년 병력 230만 명 가운데 30만 명을 올해 말까지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소식통은 올해 국방예산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7%에 그쳐 퇴역 장병을 위한 충분한 보상이 어렵기 때문에 병력 감축이 향후 5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비전투부대의 고위 장교 17만여 명을 포함한 병력 감원이 군 내부에서 강한 저항에 직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소식통은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전역 장병들이 미지급 연금과 복지 혜택 제공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이 중앙 지도부에게 큰 압력이 됐다"며 "당국이 잘 훈련받은 전역 장병 일부가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행사장에 침투해 시위를 벌일 것을 우려해 양회 경비가 매우 삼엄했다"고 말했다.
중국군 육군은 현재 18개 집단군(군단급) 체제에서 5개를 줄이면 13개 집단군으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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