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송곳' 獨기자들…美일부선 '부끄럽다' 자성

입력 2017-03-19 17:34  

트럼프에 '송곳' 獨기자들…美일부선 '부끄럽다' 자성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17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은 두 사람의 정견 차이와 인성 대비, 외교 스타일 대조로 여러 면에서 화제를 뿌렸다.

오벌오피스 포토 세션 때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메르켈 총리가 악수를 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못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눈길 한번 주지 않은 것에서부터 아무런 공식 직함도 없는 트럼프 맏딸 이방카가 확대회담 격인 '경제대화' 테이블에 메르켈 총리 오른쪽 옆자리를 꿰차고 앉은 것까지 모든 것이 뉴스가 됐다.

그 가운데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단독회담 직후 26분 동안 진행된 트럼프-메르켈 합동 기자회견 때 나온 미국과 독일 기자들의 질문 차이였다.

양국 기자 2명 씩 모두 4명이 질문자로 나섰고 이 중 두 명은 독일 대표 통신사 dpa의 크리스티나 둔츠와 보수 일간지 디벨트의 안스가어 그라프였다.




여기자인 둔츠는 "'미국 우선'이 (미국의 이해에 중요한) 유럽연합(EU)까지 약화할 것으로 보지 않느냐", "트럼프 대통령 당신은 왜 뉴스에서 다양성이 있는 것을 그렇게 겁을 내나, 왜 자주 '가짜 뉴스'에 관해 말하는가, (당신이 주장한) 도청 같은 이야기는 결국 입증도 못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그녀의 질문 방식은 에두름 없는 직설 어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질문을 받자마자 둔츠 기자에게 "친절하고 우호적인 기자네요"라고 비꼬면서 답변을 했다.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그라프 기자 역시 유사했다.

그는 영어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악관은 당신과 트럼프 타워, 당신의 대선 운동 당시 조직의 멤버들을 도청했고 영국 정보기관도 이에 책임이 있거나 간여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들 주장은 아닌 것으로 부정됐다"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다른 의심할만한 것이 더 있는가, 아니면 영국 정보기관의 책임을 언급한 것은 실수였던 것인가. 또한, 당신은 때때로 트위터 글을 올리고 나서 후회한다고 하곤 했는데…"라고 덧붙였다.

그라프 기자의 질문은 그러나, "때때로"라는 말에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일은 거의 없었다"라고 말 허리를 자르고 들어오면서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처 자신의 답변을 지속하면서 "수많은 이들이 듣고 있다.(도청하고 있다) 미디어들이 진실을 말하지 않을 때는 나로서도 재간이 없다"면서, 회담 직후 일제히 뉴스로 쏟아진 "도청에 관해… 적어도 우리(과거 오바마 정부 때 도청당한 메르켈, 그리고 나)는 공통점이 있다"라는 말까지 했다.

이 언급은 메르켈 총리가 가장 신뢰하는 외교 상대였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미 당국이 메르켈을 도청한 사건을 다시 꺼낸 것으로서 일각에선 이를 두고 '트럼프가 오바마와 메르켈을 동시에 꼴사납게 만들었다'라는 촌평이 나왔다.

독일 기자들의 이러한 비판적인 질문이 쏟아지자 미국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의 타라 팰머리 여기자는 "독일 언론이 우리를 부끄럽게 했다"라고 트위터에 글을 썼고, 저러미 디어먼드 CNN 백악관 출입기자는 "독일 동료들이 '도청'에 관한 질문을 잘하고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날 미국 기자들은 큰 논란이 일고 있는 미 국내 이슈인 헬스케어 개편과 두 지도자 간 스타일 차이 같은 것을 묻는 데 그쳤다.

dpa의 둔츠 기자는 지금의 트럼프 백악관에선 "어렵고 불편한 질문들에 대해 사실에 기반을 둔 답변을 얻는 것을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자신의 기사에 썼다고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가 전했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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