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의원 "트럼프, 오바마에 '도청 발언' 사과해야"

입력 2017-03-2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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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 의원 "트럼프, 오바마에 '도청 발언' 사과해야"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근거 없는 '오바마 도청' 주장을 했다가 계속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 의회의 도청 주장 일축과는 별개로 야당인 민주당에 이어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 하원 정보위 소속 윌 허드(공화·텍사스) 의원은 19일(현지시간) ABC 방송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그런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허드 의원은 이어 "올해 85세인 내 아버지 밥 허드는 내 친구들이 결혼할 때 항상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해로운 게 아니다"는 충고를 해 준다"고 덧붙였다.

허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후속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사과하는 것은 동맹도 돕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모두 함께 협력하고 있음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매우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고, 이 문제를 혼자 대처할 수는 없다"면서 "'도청에 영국이 관여됐다'는 그런 주장은 대통령(오바마)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에도 유감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과하는 것은 해로운 게 아니다. 또 그의 다른 (국정) 어젠다하고도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허드 의원의 이 발언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뿐 아니라 영국 정부에도 직접 사과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판사 출신인 미 폭스뉴스 법률 애널리스트 앤드루 나폴리타노는 앞서 지난 14일 폭스뉴스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영국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를 사찰에 이용했다고 주장했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이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도청 발언을 접거나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일 트위터에 "끔찍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거) 승리 직전 트럼프타워에서 전화를 도청했다는 걸 방금 알았다", "매우 신성한 선거 과정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내 전화를 도청하다니 정말 저급하다"는 등의 비난 글을 올린 데 이어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도청은 많은 다른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여러분들은 매우 흥미로운 것들을 앞으로 2주 동안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s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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