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불이 나 정전이 된 아파트에서 주민들의 대피를 돕다 경비원이 사망했다.
20일 서울 노원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18일 오전 9시께 노원구의 한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서 배관 절단 작업 중 불이 나 1시간 40여분 만에 꺼졌다.
불은 아파트 내부로 옮겨붙지는 않았지만, 환풍구를 통해 연기가 확산했다. 정전으로 인해 엘리베이터도 정지됐다.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주민들에게 대피를 안내하던 경비원 양모(60)씨는 화재 당일 오전 9시35분께 아파트 계단 9층에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양씨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9층에서 쓰러져 있던 것으로 미뤄봤을 때 양씨가 주민들의 대피를 돕고 엘리베이터 점검 등을 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불은 전기설비 등을 태워 1천3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양씨 등 안내로 주민 60여명이 대피하고, 정전 속 엘리베이터에 7명이 갇혔다가 구조됐다.
양씨의 사망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양씨가 일하던 경비실에 쪽지와 국화 등을 놓고 그를 추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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