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紙 "이름같고 생년월일도 유사"…말레이 경찰 확인안해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됐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북한 국적의 리정철(47)이 유엔의 제재대상에 오른 북한 무기거래상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싱가포르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지난 3일 말레이시아 당국이 강제 추방한 리정철이 북한의 주요 대량파괴무기(WMD) 거래 기관인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소속으로 유엔 제재대상에 오른 인물과 동일인일 수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두 인물의 영문 이름 표기가 같고 생년월일도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두 인물의 영문 이름은 'Ri Jong Chol'로 같다.
다만, 김정남 암살 용의자 리정철의 여권상 생년월일은 1970년 5월 6일이지만, 유엔 제재대상에 오른 KOMID 공작원 리정철은 1970년 4월 12일생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KOMID 해외 사무소장으로 등록된 리정철은 지난 2012년 이후 말레이시아 등지를 여행한 기록이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리정철이 지난해 8월 6일에 입국해 현지 건강보조식품업체 '톰보 엔터프라이즈 SDN'의 정보통신 분야 직원으로 근무했으며 외국인 노동자 신분증(i-KAD)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사 측은 리정철이 정기적으로 출근하지도 급료를 받지도 않는 '위장취업자'였으며 2013년부터 현지에 와 있었다고 설명했었다.
현지 영자지인 '더 스타'는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인 리정철이 북한의 대학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하고 2000년 졸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말레이 경찰은 김정남 암살 사건의 유일한 북한국적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검찰 측이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를 포기하면서 지난 3일 리정철을 석방한 뒤 강제 출국시켰다.
한편, 말레이 경찰은 두 인물이 동일 인물인지에 대한 신문 측의 확인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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