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생 동갑내기…페이스북에 공개편지 "어색한 옷입은 동지 보는것 같아"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측간 신경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문 전 대표 경선캠프의 특보단장인 김태년 의원이 20일 '30년 동지'이자 '친구'인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내가 아는 안희정이 아니다"라며 공개편지를 띄웠다.
안 지사와 김 의원은 64년생 동갑내기이다. 학번은 안 지사가 83학번으로, 재수해 84학번인 김 의원보다 하나 위이다. 김 의원 역시 친노(친노무현) 직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친구이자 동지인 안희정님께'라는 제목의 공개 편지에서 "네거티브를 하시니 당혹스럽다. 소신과 정책으로 경쟁하고 논쟁했으며, 분열의 언어를 피해왔고, 네거티브는 생리적으로 거리를 둬 왔다"며 "안 후보나 저를 포함한 우리 세대는 그렇게 민주주의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요즘의 변화가 안희정 후보 같지 않다"며 "정치 철학이 다른 세력과 연정을 얘기한 것은 소신일 것이고 그것은 논쟁할 일"이라며 "제가 놀란 것은 내부를 향해서 던지는 분열의 네거티브이다. 내가 아는 안희정이 아니다. 너무나 어색한 옷을 입은 동지이자 친구를 보는 것 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표의 전날 토론회에서 한 '전두환 표창' 발언을 둘러싼 안 지사 캠프측의 공격을 겨냥한 듯 "사병으로 군복무 충실해서 받았던 부대장의 표창장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정치가 안희정의 정치가 아니지 않느냐"며 "민주화운동의 선배이자 동지이며, 노무현 대통령도 같이 모셨던 분에게 사실관계가 명확한 것을 두고 억지 흠집을 낼 일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렇게 정치 배우지 않았다. 안 후보는 전당대회 장에서 계란이 날아오는 그 순간에도 묵묵히 깨진 계란을 닦고,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잡으려 애썼던 분"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정치음해, 지역감정 조장과 같은 구태와는 과감히 결별하자. 혹 분열을 조장하는 분들이 주변에 있다면 멀리하자. 안 후보의 건투를 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 글을 읽은 뒤 낮 12시 10분께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친구가 마음 아파해서 전화했다. 가슴이 아프다니 나도가슴이 아프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오찬 도중 안 지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오자 2분 가량 통화한 뒤 "나랑 안 지사는 오랜 친구이다. 페이스북 글을 써놓고 끙끙 대다 올린 것"이라며 전날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한 안 지사 캠프측의 공격과 관련, "안 지사의 뜻은 아니었던 것 같더라"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