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로켓엔진 개발주체로 北매체 공개…무기개발 의도 노골화
국방과학자 양성기관도 작년초 '국방종합대학'으로 개칭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김효정 기자 = 북한이 첨단무기 연구·개발 핵심기관인 '제2자연과학원'을 옛 이름인 '국방과학원'으로 최근 다시 공식 개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방연구 목적을 감추기 위해 대외적으로 사용하던 '제2자연과학원' 대신에 본래의 이름을 되살린 것으로, 군사용 무기 개발 의도를 노골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한 소식을 전하며 '국방과학원에서 새로 개발한' 엔진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 군수 분야에서 근무했던 고위급 탈북민은 20일 연합뉴스에 "북한이 제2자연과학원의 명칭을 작년 초 국방과학원으로 바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격인 이 기관은 1964년 설립 당시에는 국방과학원으로 불렸지만 1970년대 이후 제2자연과학원으로 명칭이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제2자연과학원은 사실상의 '위장명'으로 쓰고, 이후에도 무기개발 기관이라는 실체를 공개해야 할 때는 국방과학원으로 지칭하는 등 북한은 필요에 따라 두 이름을 혼용해 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부적으로는 국방과학원이라고 보통 지칭하면서 대외적으로 (정체를) 감출 때는 제2자연과학원이라는 이름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14년 4월 7일 '국방과학원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처음으로 내 한국군의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난한 바 있다.
반면 제2자연과학원이라는 명칭은 2014년 8월 이후 북한 관영매체에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있다.
국방과학원이라는 명칭을 내부적으로도 못박고, 이번 보도에서도 고출력 엔진 개발 주체로서 전면에 내세운 것은 무기개발 메커니즘과 그 수준을 숨기지 않고 대외에 과시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무기 관련 실험 장면을 관영매체에 상세히 공개하며 핵·미사일 개발 과정의 은밀성을 버리고 과시적인 태도를 뚜렷이 나타내고 있다.
평양 용성구역에 자리한 국방과학원은 노동당 군수공업부 직속 기관으로, 미사일 개발을 핵심 분야로 신형무기 연구·개발과 북한의 재래식 무기 현대화 사업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국방과학원과 함께 설립된 국방과학자 양성기관인 국방대학도 1970년대 이후에는 위치에 따라 '강계공업대학', '평양공업대학' 등으로 부르다 작년 초부터 '국방종합대학'으로 개칭한 것으로 전해졌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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