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원들인 3나노 반도체공장…가오슝→미국으로 선회할듯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가 미국에 세계 최첨단의 3나노급의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대만 경제일보가 20일 보도했다.
3나노에서 '3'은 반도체 회로의 선폭 크기를 말하는데 이 숫자가 더 작을수록 더 첨단 공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업계에서 처음으로 1세대(LPE) 10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의 양산을 시작한 단계다.
대만의 업계 소식통은 당초 가오슝(高雄) 부지를 고려하던 TSMC가 5천억 대만달러(18조4천억원)를 투입해 미국에 3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웨이퍼 생산라인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TSMC는 당초 대만 정부의 요청에 따라 가오슝 난커(南科)공업단지에 3나노 공장을 지으려 했으나 환경평가에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공기 질과 전력 사정이 안정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해 미국 공장 설립을 적극 검토 중이다.
장중머우(張忠謀) TSMC 회장은 앞서 올해 1분기 기업실적 설명회에서 "미국 투자도 배제치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류더인(劉德音) TSMC 공동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3나노 공장은 세밀한 공장부지 평가와 종합적인 투자변수 판단을 거쳐 미국에서 투자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TSMC 측은 아직 미국 투자는 아직 프로젝트로 공식화되지 않은 단계이며 앞으로 3나노 생산라인 기지와 투자 중심은 여전히 대만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SMC는 최근 대만 과학기술부에 미국내 50∼8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는데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SMC는 5년 뒤인 오는 2022년 3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3나노 투자가 가오슝 단지로 확정될 경우 환경평가심사를 통과하는데 5년의 기한을 맞출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세계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하다. 숫자가 작을수록 똑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어 생산성은 높아지고 가격은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기술이 될 8나노와 6나노 공정 기술의 도입을 준비 중인 단계에서 TSMC가 이를 훌쩍 뛰어넘는 3나노 생산라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국 반도체산업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올 1분기중 10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며 7나노 공정은 내년까지, 5나노 공정은 2019년 하반기까지 양산에 들어간다는 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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