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민 2억명으로 인도 29개 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주 총리에 힌두 사제 출신 의원을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모디 총리가 총선을 겨냥, 인도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지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고라크나트 힌두 사원의 현직 수석 사제이면서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소속으로 이 지역에서 19년간 5선을 한 요기 아디티아나트(44) 연방 하원의원이 전날 우타르프라데시 주 총리로 취임했다.
아디티아나트 신임 주총리는 BJP의 사상적 기반인 힌두 민족주의의 대표적 신봉자로 기독교 신자 등의 힌두교 개종 운동을 벌이고 쇠고기 소비 금지를 강하게 추진했으며 수차례 강경한 종교 편향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힌두 여성 한 명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면, 이슬람 여성 100명을 (힌두로) 개종시킬 것", "테레사 수녀는 인도에 가톨릭을 전파하려는 음모의 한 부분", "요가를 반대하는 이들은 이 나라를 떠나도 된다"고 말하는 등 의원 재직 중 자신의 종교적 색채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주총리 인선을 모디 총리와 BJP가 2019년으로 예정된 총선에서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이슬람과 기독교도 등 소수 종교인의 표를 포기하는 대신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의 표를 확실하게 차지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인도 정치평론가 시다르트 바라다라잔은 "'종교 정치'라는 브랜드만 있는 인물을 주 총리로 뽑은 것은 '다수주의'에 입각한 인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여성 언론인 지오티 말호트라는 인도 NDTV 기고문에서 2014년 취임 후 줄곧 경제 개발만을 강조한 모디 총리가 이 같은 인선을 한 것은 여당 내에서 힌두 강경파들의 건재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아디티아나트 신임 주총리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취임식에서 "주 정부는 어떠한 차별도 없이 모두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 역시 "우리의 유일한 임무는 발전뿐"이라며 "새 주정부가 우타르프라데시를 최고의 주로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취임 축하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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