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찌르는 한방' 없이 밋밋 지적도…'安파고'·'미다스孫'·'오뚝이朴' 별칭
安, 연대론 반대 하며 "연세대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조크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대선 예비후보들은 20일 연합뉴스TV 등 보도·종편방송 4개사가 주최한 두 번째 합동 토론회에서 저마다 적임자임을 내세워 '3각 공방'을 벌였다.
토론 주제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국방비 증액, 교육 개혁안, 4차 산업혁명 대책 등 주로 정책에 상당한 비중이 실린 가운데 '뜨거운 감자'인 연대론도 테이블 위에 올랐다.
다만 서로의 허를 찌르는 공격이나 약점을 들추는 민감한 질문은 눈에 띄지 않아 다소 밋밋하게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 손학규·박주선 '안철수 협공'…安, 孫에 집중 '반격'
당내 대선후보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안철수 전 대표는 예상대로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다.
1부와 2부로 나뉜 주도권 토론에서 안 전 대표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으로부터 총 4번의 '지명'을 받고 반론을 펴야 했다.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은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 초기 탄핵 정국 당시 입장 번복, 자강론의 비현실성을 캐물으며 안 전 대표를 몰아세웠다.
이에 안 전 대표는 1분간 반론할 수 있는 '찬스 타임'을 써가며 수비에 나섰다. 반격도 수차례 했다. 주된 대상은 손 전 대표였다.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교육개혁 대안, 과학기술 성장 정책 등과 관련해 서로에게 2~3차례씩 예리한 질문을 주고받았다.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간 양자 전선이 부각된 가운데 박 부의장은 안 전 대표로부터 교육정책과 관련한 질문 외에는 받지 못하자 "제게 질문을 안 주셔서…"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지피지기' 별명 릴레이…'安파고'·'미다스孫'·'오뚝이朴'
주자들은 잠시 '휴전'을 한 채 상대 후보들에 대한 '릴레이 별명짓기'로 칭찬하는 시간을 가지며 몸을 풀기도 했다.
첫 순서였던 손 전 대표는 "안 전 대표는 의사로서 IT 분야로 진출해 안랩을 세워 국민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며 "미래를 생각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안 전 대표는 인간 알파고, '안파고'"라고 말했다.
박 부의장에게는 "검찰에 의해 무고하게 네 번이나 구속됐고 네 번 다 무죄 판결을 받은 분"이라며 '오뚝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안 전 대표는 손 전 대표에 대해 도지사, 장관, 당 대표 등을 지내면서 많은 업적을 이뤘다고 추켜세우면서 '미다스(Midas)의 손'을 선사했다. 그는 "많은 경륜을 갖춘 분이 국민의당에 오셨으니 함께 정권 창출할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고도 했다.
박 부의장에게는 "빅맨(Big man·능력이 뛰어나 집단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붙여드리고 싶다"며 "정치적 고비마다 정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분"이라고 했다.
이에 박 부의장은 "저를 그렇게 칭송해주시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웃은 뒤 손 전 대표에게는 "큰 업적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랑하지 않으시고 누구를 만나든 껴안고 보듬어주신다"며 '구들장 정치인'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안 전 대표에 대해선 "이 나라 청년들이 어렵지만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안 후보가 계셨기에 가능했다"며 '청춘의 멘토'라는 별명을 선물했다.
◇ 安, 연대론 반대하며 "연세대 반대하는 건 아냐" 조크
세 대선주자들은 이번 토론회에서 간간이 재치있는 답변을 남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후보 연대를 묻는 사회자 질문에 "제가 연세대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는 조크로 운을 뗐다.
박 부의장은 토론회 말미 '한 줄 슬로건'을 제시해달라는 요구에 "대통령은 좋은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느냐가 중요하다. 박주선의 물의 온도는 100도에 와 있다"며 자신이 대통령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손 전 대표는 "국민 여러분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고 있다"며 "손학규가 안철수를 이기는 드라마, 문재인을 이기는 드라마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화제가 되는 정책 이슈에 대해 'O, X' 푯말로 의견을 표현하는 시간에서는 같은 당 대선주자임에도 찬반이 서로 엇갈려 눈길을 끌었다.
'후보 연대론'과 관련해 안 전 대표는 'X'를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은 '0'를 들며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이어 '대선일 개헌안 국민투표'(安 X·孫 X·朴O), 사드배치(安 O·孫 중립·朴O)를 두고도 주자들 간 입장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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