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닭고기·감귤·화장품·항공료…안 오른 게 없다

입력 2017-03-21 06:09   수정 2017-03-21 07:05

계란·닭고기·감귤·화장품·항공료…안 오른 게 없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지난해부터 지속돼온 생활물가 상승세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계란, 닭고기, 무, 양배추, 당근, 감귤 등 농축산물에 이어 석유, 항공료, 화장품 등도 속속 인상 대열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 생활물가 상승세에 화장품까지 가세

이미 뛸 대로 뛴 식료품 가격에 이어 화장품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는 이달 초 30여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에 따라 빌리프의 인기 제품인 '더트루크림 모이춰라이징 밤50'과 '더트루크림 아쿠아밤50'은 각각 3만9천원에서 4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시세이도 계열 색조 화장품 브랜드 '나스'도 이달 초부터 200여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3% 가량 올렸다.

대표 상품인 아이라이너 펜슬은 3만원에서 3만2천원으로 6.7% 올랐고, 나이트 시리즈 아이라이너는 3만2천원에서 3만4천원으로 6.3% 인상됐다.

립 펜슬은 3만6천원에서 3만7천원으로 2.8% 올랐다.

최근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산 향수 브랜드 '조 말론'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최근 영국 현지에서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4.4% 올렸던 조 말론은 이달 초부터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향수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 인상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30㎖ 향수의 가격은 8만8천원에서 9만원으로 2.3% 올랐고, 17만8천원이던 100㎖ 제품은 18만원으로 가격이 1.1% 상향 조정됐다.

이밖에 바디&핸드워시 제품과 향초 제품도 가격이 1~3% 올랐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 요인을 이유로 국내외 화장품 업체들이 앞다퉈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다른 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계란·닭고깃값 재상승…무·당근·양배추는 평년의 170%

미국산 계란 수입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던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또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일 기준 계란 한판(30개 특란 기준) 평균 소매가는 7천299원이다.

1개월 전(7천826원)보다는 떨어졌지만 평년(5천440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비싼 수준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계란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초중고 개학으로 학교급식이 재개되면서 공급보다 수요 증가가 빠른 상황"이라며 "지난달 미국과 스페인에서 AI가 발생해 종계가 수입되지 않고 있다"고 상승 배경을 설명했다.

주춤하는 듯하던 닭고깃값도 다시 오름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초 1㎏에 2천100원 수준이던 육계 생계 가격은 지난달 하순 1천8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가파르게 올라 지난 8일 다시 2천200원까지 치솟았다.

AI의 영향으로 닭고기 공급이 정상화되려면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채소도 한번 오른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정부가 비축 물량 공급과 수입 등으로 하락을 유도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하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aT 집계 기준으로 배추 1포기 가격은 15일 4천89원으로 평년(3천17원)보다 35.5% 비싸다.

양배추는 1포기에 5천101원으로 평년(2천891원)보다 76.4% 더 주고 사야 한다.

무 1개는 2천240원으로 가격이 평년(1천329원)보다 68.5% 높고, 당근 1㎏(무세척)은 4천284원으로 1개월 전(5천264원)보다는 떨어졌지만 평년(2천456원)과 비교하면 74.4% 비싸다.

노지감귤의 출하가 마무리되면서 공급량이 줄어든 감귤은 최근 가격이 94.2%나 급등했다.



◇ 차·비행기 타기도 버겁다…석유류·항공료↑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최근 두 달 새 일제히 국내선 기본운임(공시운임)을 올렸다.

항공사들은 지난 5년간 동결한 기본운임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5월 황금연휴를 노린 '꼼수인상'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진에어는 LCC 5개사 중 가장 먼저 국내선 전 노선의 운임을 1월 23일부터 인상했다.

이에 따라 김포·청주·부산∼제주 노선에서 주말·성수기·탄력 할증 운임이 약 5% 올랐다.

진에어의 뒤를 이어 티웨이항공은 2월 24일부터 김포·대구·광주·무안∼제주 등 국내선 전 노선의 운임을 5∼11%가량 상향 조정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26일부터 김포·청주∼제주 노선에서 최대 10.6%, 에어부산은 이달 27일부터 부산·김포·대구∼제주, 부산∼김포 노선에서 최대 6.7%의 운임 인상에 동참한다.

제주항공은 이달 30일부터 김포·부산·청주·대구∼제주 노선 운임을 최대 11% 올리기로 했다.

기름값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이달 초 통계청이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석유류는 13.3% 올라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물가는 2011년 11월(16.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석유류 가격 상승 영향으로 공업제품은 2.4% 올라 2012년 9월(3.3%)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연료·열차·시내버스 요금을 아우르는 교통(6.0%) 물가도 2011년 12월(6.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전체 물가를 0.64%포인트 견인했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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