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MVP…통산 두 번째 정규리그·챔프전 MVP 석권
(용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가드 박혜진(27)이 '별 중의 별'로 우뚝 섰다.
박혜진은 20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용인 삼성생명과 원정 경기에서 19점, 11어시스트, 8리바운드의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특히 4쿼터 종료 5.4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를 다 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기자단 투표 64표 가운데 39표를 얻은 박혜진은 14표의 임영희, 11표의 존쿠엘 존스를 제치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올해 정규리그 MVP에도 뽑힌 박혜진은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이 됐다.
박혜진은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MVP를 석권했고, 2014-2015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로 정규리그와 챔피언전 MVP를 독식하며 최근 여자농구 '최고의 선수' 타이틀을 굳혔다.
박혜진은 "정규리그 MVP를 받아 (임)영희 언니에게 미안했는데 오늘 또 그렇게 됐다"며 "다른 선수들보다 더 큰 선물을 영희 언니에게 드리고 싶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상대도 오늘 지면 끝이라는 마음으로 나왔지만, 우리 역시 '오늘 끝내야 한다'는 각오로 나왔다"며 "3쿼터에 점수 차를 벌렸을 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연장전까지 가서 힘들게 이겨 기쁨이 두 배"라고 '승부사'다운 면모를 보인 박혜진은 "마지막 자유투 상황에서는 상대 홈 팬들이 오히려 저를 응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즐기는 마음으로 던지려고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4쿼터 종료 2분 전까지 7점을 뒤진 상황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때 팀이 전체적으로 흔들렸다"고 돌아보며 "그래도 우리가 힘들게 운동을 했는데 이 정도 고비를 넘기지 못하겠느냐는 마음으로 이를 악문 간절함이 통한 것 같다"고 밝혔다.
MVP에 뽑힌 소감을 묻자 박혜진은 "정규리그 MVP 때는 시상식 전날에 소감도 생각하면서 밤에 잠도 안 왔다"며 "이번에는 1%도 생각하지 않고 경기를 뛰었는데 MVP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고 즐거워했다.
박혜진은 지난 시즌까지 슈팅 가드로 주로 활약했으나 올해부터 포인트 가드를 맡아 팀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MVP에 어시스트 1위까지 올라 행복한 시즌이었다"며 "포인트 가드를 맡아 농구를 공부하는 자세로 배웠는데 농구가 잘 되니까 공부하는 것도 즐겁고 패스에도 눈을 뜨는 보람도 찾은 시즌이 됐다"고 자평했다.
여자농구 '최고의 선수' 타이틀을 공인받았지만, 그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박혜진은 "일대일 능력을 더 보완해야 한다"며 "또 대표팀에 가면 항상 부진했는데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대담하게 대표팀에서도 제 몫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이 끝난 뒤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잠을 좀 자고 싶다"며 "언니와 함께 여행도 꼭 가겠다"고 활짝 웃었다.
박혜진은 부천 KEB하나외환에서 뛰는 박언주와 '자매 선수'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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