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팔레스타인·아랍점령지 인권상황' 논의에 반발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인권이사회(UNHRC)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UNHRC가 반(反) 이스라엘 의제를 다루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 보수매체인 워싱턴 프리비컨은 20일(현지시간) 미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UNHRC의 회의를 '보이콧'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UNHRC 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결의안이 최소 5건 채택될 예정인데, 미국은 모두 이스라엘에 대한 부당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회의에도 불참하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 대행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34차 UNHRC에서 논의되는 10개 의제 가운데 '팔레스타인과 다른 아랍 점령지에서의 인권상황'은 이 유엔 산하 기구가 얼마나 이스라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는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토너 대변인 대행은 "UNHRC가 정당한 설립목적을 깨닫도록 하려면 이런 편견이 바로잡혀야 한다는 게 우리의 확신"이라면서 "그 표시로 미국은 이 의제를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제에 관한 결의안에는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이며, 다른 회원국에 대해서도 반대를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엔과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을 놓고 연일 격하게 대립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최근 9개 국제인권단체의 공동질의에 대한 회신에서 UNHRC가 상당 수준의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미국은 탈퇴하겠다고 경고했다. 틸러슨 장관은 UNHRC가 중국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권침해 국가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을 비판한 데 이어 "이사회의 반 이스라엘 의제에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18개 중동 국가로 구성된 유엔 산하 서아시아경제사회위원회(ESCWA)가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을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의 옛 인종분리정책) 정권'으로 규정하면서 갈등이 심화했다.
격렬히 반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청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철회했고, 유엔 사무차관이자 ESCWA 사무국장인 리마 카라프는 이런 조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스스로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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