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랑스, 원자력 협력 강화…日 아베, 자유무역 중요성 강조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중국이 해양진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서태평양에서 일본, 프랑스, 영국, 미국 등 4개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이 내달 처음으로 실시된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4월말 프랑스의 해군과 일본의 해상 자위대가 참여하는 공동 훈련을 서태평양 해상에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 훈련에는 일본과 프랑스 외에도 미국, 영국이 참여한다. 이 지역에서 이들 4개 국가가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거점화를 견제하기 위해 실시된다. 영유권 공세를 본격화하는 중국은 작년말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를 서태평양에 투입, 무력시위를 벌였고, 지난달에는 남중국해와 서태평양 일대에서 3개 해군 함대 함정을 모두 동원한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일본과 프랑스 정상은 "인도, 태평양 지역를 국제 공공 재산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자유롭게 열린 해양질서 확보를 통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원자력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양국은 특히 민수용 원자력 연구개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과 세골렌 루아얄 프랑스 환경장관이 원자력 협력 관련 문서에 서명했다.
일본과 프랑스는 2030년대 운전개시를 목표로 고속 증식로 '아스트리드'(ASTRID)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실용화를 준비하기 위해 두 나라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기관을 설치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이전 방문지인 독일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미국 트럼프 정권의 보호무역주의를 경게하며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에 보호주의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과 유럽이 미국과 협력해 자유무역의 깃발을 계속 높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현재 협상 중인 일본과 유럽연합(EU)간 경제연대협정의 합의를 조속히 추진하자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아베 총리는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는 북한을 강하게 비난했으며 올랑드 대통령에게서도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는 영국의 EU 이탈 후에도 '강한 유럽'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벨기에, 이탈리아를 방문한 뒤 오는 22일 귀국한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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