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환] '운명의 날' 검찰-변호인 '법리 전쟁' 돌입

입력 2017-03-21 09:26   수정 2017-03-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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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소환] '운명의 날' 검찰-변호인 '법리 전쟁' 돌입

檢 "최순실 사익추구 공모" vs 朴 "모른다. 사실 아니다" 차단막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하며 검찰 수사팀과 박 전 대통령측 간 법리 공방의 막이 올랐다.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는 6개월 넘게 정국을 대혼란으로 몰아넣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실 규명의 정점이자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달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청와대를 떠난 박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그만큼 검찰과 변호인단 간 고도의 '수 싸움'과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 삼성·SK·롯데 등 대기업 특혜와 관련한 뇌물 ▲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및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연결된 직권남용 ▲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처벌 형량이 가장 무거운 뇌물죄는 조사의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법조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안종범(58)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업무 수첩 등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물과 관련자 진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넘겨받은 수사 자료 등을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검찰은 수사팀 '투톱'인 서울중앙지검 이원석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을 동시 투입해 고강도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

수사팀은 박 전 대통령이 '40년 지기' 최순실(61)씨의 사익추구를 측면 지원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연결 고리'를 찾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는 모든 범죄 혐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사실상 경제적 이득을 공유했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도 뇌물 혐의 입증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이 지위·권한을 남용해 최씨의 국정개입을 허용하고 이권 추구를 도왔다는 것을 파면 결정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는 점은 검찰의 입장을 강화해줄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반해 변호인 측은 최씨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는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리에 앞서 혐의의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검찰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작년 대국민담화나 연초 기자간담회, 언론 인터뷰, 헌재에 제출한 의견서 등을 보면 검찰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존 입장이 바뀔 개연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 뇌물 혐의와 관련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고 최씨의 사익추구를 지원했다는 의혹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방어막을 쳤다. 블랙리스트와 청와대 문서 유출 의혹도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 예우 등의 차원에서 되도록 자정 이전에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조사 분량이 워낙 많고 혐의의 사실관계 확정에서부터 검찰과 변호인단 간 첨예한 대립이 예상돼 자정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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