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환] 집 앞에선 '옅은 미소'…검찰청사선 '담담'

입력 2017-03-21 09:48   수정 2017-03-21 11:11

[박근혜 소환] 집 앞에선 '옅은 미소'…검찰청사선 '담담'

'전투복 모드' 짙은 네이비색 코트에 바지…짤막한 입장만 내놓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이보배 기자 = 파면된 지 11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러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표정은 비교적 담담했다.

이날 오전 9시 15분 삼성동 자택에서 출발한 박 전 대통령은 경찰의 교통 통제 속에 9분 뒤인 9시 24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검정 에쿠스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관계자에게 잠시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현직 때 공식 석상에 나설 때와 다름없는 단정한 머리에 짙은 네이비색 내지 남색 코트 차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특검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한창 진행되던 1월 23일 설 연휴를 앞두고 국립현충원을 찾아 성묘할 때도 이 색상의 코트를 입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짙은 색 코트와 바지 차림이 박 전 대통령의 '전투 모드' 복장으로 통한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에 임하는 자세를 우회적으로 보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이후 간략한 안내를 받아 포토라인 쪽으로 걸어갈 때는 잠시 표정이 굳어졌다.

몇 걸음 지나지 않아 5개의 계단을 앞두고 설치된 포토라인에서 박 전 대통령은 멈칫했다. 다소 긴장한 표정도 비쳤지만,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관계자들과 대화하며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6초 남짓한 짤막한 입장만 남기고 중앙지검 건물 중앙 출입구로 들어갔다.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나' 등 취재진 질문엔 별도의 답이 없었다.

차에서 내렸을 때 잠시 미소를 지은 것 말곤 박 전 대통령은 내내 담담한 표정이었다.

삼성동 자택을 나서며 옅은 미소를 짓거나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듯 차창에 손을 쭉 펴서 댄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달 10일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들어간 이후 '칩거'를 해오다 이날 처음 밖으로 나섰다. 파면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육성으로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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