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엔지니어 포함 수백명 팀 꾸려 개발 중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애플이 대규모 팀을 꾸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베테랑들을 한데 모으고 외부 인재를 영입해 증강현실 팀을 만들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말했다.
증강현실은 이미지와 동영상, 게임 등을 현실에 덮어씌우는 기술이다.
애플은 차세대 기기를 지배하고 소비자를 자사의 생태계에 계속 묶어놓도록 AR 기술을 대중에게 제공하려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에 연결될 수 있고 영화나 지도 같은 콘텐츠를 쏴주는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다. 또 아이폰용 AR 카메라 기능도 개발 중이다.
애플은 AR 관련 카메라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플라이바이미디어(FlyBy Media)와 AR 소프트웨어 개발사 메타이오(Metaio) 등의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또 페이스북의 오큘러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아마존, 돌비 등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했다.
AR 관련 기능을 작업하고 있는 아이폰 카메라 팀을 포함해 수백명의 엔지니어가 AR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애플은 사진을 찍고 나서 피사체의 심도를 수정하거나 이미지의 특정 부분, 예를 들어 사람의 머리를 따로 떼 180도 회전시키는 것 같은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
또 증강현실을 이용해 소셜미디어 스냅챗이 하는 것처럼 사람 이미지에 시각효과나 물체를 씌우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아이폰 카메라의 이런 기능은 애플이 2013년 인수한 이스라엘 회사 프라임센스의 기술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 기능들을 아이폰에 당장 적용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AR 안경은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한다. 3D 콘텐츠를 안경에 쏘는 것은 전력을 많이 소모하므로 배터리 수명이 결정적일 수 있다.
콘텐츠 역시 핵심열쇠다. 유용한 앱이나 몰입할 수 있는 게임, 흥미로운 미디어 콘텐츠가 없다면 AR 안경을 원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AR 안경은 새로운 운영체제와 칩이 필요할 수도 있다.
몸에 차거나 쓰는 이른바 웨어러블 기기는 아직 고전하고 있다. 애플의 이 분야 첫 제품인 애플워치는 아직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2014년 구글 글라스가 실패한 사례도 있다.
애플의 AR 팀은 돌비 임원 출신으로 2015년 애플에 합류한 마이크 록웰이 이끈다.
애플은 최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문가 가운데 일부를 록웰의 팀에 투입했다. 애플워치에 참여했던 플레처 로스코프와 오디오 포맷 회사 THX 출신 톰린슨 홀먼 등이 포함됐다.
애플은 3D 동영상 제작에서 웨어러블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전문 인력을 영입했다. 아마존의 가상현실 플랫폼을 이끌던 엔지니어 코디 화이트와 오큘러스에 있던 유리 페트로프, 홀로렌즈와 구글어스에서 일했던 아비 바르-지브 등이다.
애플은 또 뉴질랜드 웰링턴에 사무실을 열고 킹콩, 아바타 등 여러 영화의 특수효과를 맡았던 뉴질랜드 회사 웨타디지털에서 여러 명을 채용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AR을 스마트폰과 같은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기술로 본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언젠가 "하루 3끼를 먹는 것처럼 매일 AR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지난해 말한 바 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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