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고난의 행군보다 엄혹한 시련에도 변함없어"
선군 기치 강조…국제사회 변화 압박에 정면대응 의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관영매체가 21일 사회주의 체제 고수는 "추호도 양보할 수 없는 혁명적 원칙"이라며 국제사회의 변화 요구에 정면으로 맞대응할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2면에 실은 '추호도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원칙'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무분별이 최후 계선에 이른 오늘날 혁명적 원칙 고수는 혁명의 생사존망과 관련되는 매우 첨예한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지금 역사의 반동들은 결사의 각오로 혁명적 원칙을 완강하게 견지하고 있는 우리에 대하여 돌아서야 한다느니, 사회주의 궤도를 수정하면 그 무엇을 도와줄 것이라느니 뭐니 하며 별의별 추악한 책동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난의 행군, 강행군 시기보다 더 엄혹한 시련이 닥쳐온다고 하여도 오직 혁명의 수뇌부만을 믿고 (중략) 전우가 되려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일편단심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자부했다.
신문은 특히 "전대미문의 압살 소동에 미쳐 날뛰다 못해 감히 눈부신 태양을 가리워 보려는 시대착오적인 망상까지 하는 추악한 무리들"을 '죽탕쳐' 버리겠다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결사옹위' 의지도 밝혔다.
또 혁명 전진의 근본 비결은 '자주성'이라며 "만능의 보검인 선군의 기치를 더 높이 추켜들려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혁명적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사회주의 원칙 고수를 강조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거론하고, "적들의 개혁, 개방 강요 책동은 우리의 생명이며 생활인 사회주의에 대한 전복 책동"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외부세계의 개혁 요구를 이처럼 대놓고 비난하며 강력한 어조로 체제유지에 대한 '결기'를 드러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정권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이 고조되고,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대북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를 '제도 전복' 시도로 규정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중의 요구는) 비핵화를 넘어 제도 자체를 붕괴시키려는 시도라고 선을 긋고, 자주성을 견지할 바탕으로 '선군', 즉 핵·미사일 개발을 확고히 견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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