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박광온 文, 박영선·김성수 安…공보·TV토론서 '창과 방패'
최명길은 '탈당설'…경선 後 김종인 행보와도 연결고리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끈끈한 결속력을 자랑해 온 더불어민주당내 'MBC 출신' 의원들이 당내 대선 경선과정에서 두 진영으로 갈라졌다.
20대 총선에서 대거 민주당 소속으로 배지를 단 MBC 출신 의원들은 그동안 각종 현안에서 비교적 일관된 목소리를 내면서 이른바 'M당'이라는 별칭까지 얻었지만, 이제는 각 대선주자의 캠프로 갈라지면서 주자들의 첨병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먼저 지난달 22일 신경민 의원과 박광온 의원이 문 전 대표 캠프로 합류해 각각 TV토론 본부장과 미디어본부장을 맡은 데 이어, 박영선 의원은 이달 7일 안 지사의 의원 멘토단장 자격으로 캠프에 합류했다.
여기에 김성수 의원이 안 지사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21일 알려지면서, MBC 출신 의원들이 양대 캠프에 '2 대 2'로 갈라진 모습이다.
안 지사 측에서는 김 의원에게 '미디어단장' 역할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김 의원이 "직책을 맡으면 오히려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더 힘들다"면서 끝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각 캠프에서 이들이 맡은 역할이 겹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우선 신 의원은 문 전 대표의 방송토론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안 지사의 경우에는 김 의원이 토론 준비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 의원과 김 의원 모두 방송토론에 대해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의 전문가"라며 "주자들의 토론에도 두 의원의 스타일이 묻어날 수 있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광온 의원과 박영선 의원의 역할을 대비시키는 분석도 있다.
박광온 의원의 경우 문 전 대표의 수석대변인을 맡아, 각종 현안에 대해 문 전 대표의 입장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문 전 대표가 다른 주자들의 공세에 처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공격에 대응하고 방어하는 일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박영선 의원도 안 지사의 멘토단장으로서 각종 현안에 대해 공방이 벌어질 때마다 안 지사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른 주자들에 대해 좀처럼 강한 공세를 펴지 않는 안 지사를 대신해 박 의원이 '궂은일'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야권 안팎에서는 박영선 의원을 안 지사의 '창'에, 박광온 의원을 문 전 대표의 '방패'에 비유하면서 MBC 출신 의원들의 대결구도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이들과 함께 'MBC계'로 불리는 최명길 의원의 경우 특정 캠프에 들어가는 대신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표가 탈당한 이후로는 최 의원 역시 동반 탈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박영선 의원이나 김성수 의원 등도 김 전 대표와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당 경선 이후 김 전 대표의 행보 뿐만 아니라 'MBC계' 의원들의 움직임도 함께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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