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클라치 보도…"친트럼프 가짜뉴스 확산여부 수사"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러시아 공작원들이 극우 온라인 매체를 이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는지 연방수사국(FBI)이 조사하고 있다는 미 언론보도가 나왔다.
미 맥클라치 신문에 따르면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20일(현지시간) 하원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FBI는 극우성향 뉴스 웹사이트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공작원들이 극우 사이트들을 이용해 당시 트럼프 후보에게 우호적인 뉴스들을 집중 배포했는지에 FBI 조사의 초점을 맞춰져 있다고 맥클라치는 전했다.
맥클라치가 취재한 2명의 수사 관계자들은 러시아 공작원들이 특정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일명 봇·bot)을 이용해 소셜미디어에 친(親)트럼프 뉴스를 마구 퍼뜨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하는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세운 '브레이브바트'나 '인포워즈', 러시아가 지원하는 'RT 뉴스', '스푸트니크 뉴스' 등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들은 소셜미디어에 퍼져 나간 이들 매체의 기사가 상당수 가짜이거나,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이야기들이라고 전했다.
FBI는 극우 매체들이 러시아 공작원을 돕기 위해 모종의 행동을 취했는지 수사하고 있지만, 이 매체의 인지나 개입 여부와 상관없이 봇을 활용한 공작 가능성도 거론된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정보기관 종사자는 "정보기관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정보 공작의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후보와 극우 온라인 매체들이 일종의 상부상조 관계를 맺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후보로서는 이 매체들을 활용해 인터넷 공간에 자신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하고, 주류에 밀려 고전해온 이들 매체로서도 트럼프 후보가 매체의 존재감을 높이는 최고의 수단이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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