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과열 '네거티브 책임론' 공방…李 "安, 광주 학살세력 잔당과 대연정"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과열 조짐을 벌이는 가운데 21일 오후 MBC에서 사전녹화된 대선주자 100분 토론에서는 '네거티브 책임론'을 둘러싼 주자들의 공방이 벌어졌다.
최근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으로 공세에 처했던 문재인 전 대표가 "우리끼리는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언급하자 안희정 충남지사 측에서 "문 전 대표를 돕는 분들이 네거티브를 하지 않나"라고 반박하면서 대치 전선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이재명 성남시장은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비판한 데 대해 "광주 학살세력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잔당과 권력을 나누겠다는 대연정을 주장하는 분이 그 문제를 지적해 놀랐다"고 하면서 '삼각 설전'이 한층 달아올랐다.
대연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 지사에게 공격이 집중됐으며, 이 시장의 기본소득제 공약에도 다른 주자들의 견제가 이어졌다.
◇ 네거티브 책임론 공방…대연정에도 설전 = 이날 토론에서는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는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주자들간 공방이 벌어졌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네거티브만큼은 하지 말자는 호소 말씀을 드린다"며 "네거티브를 하면 상대가 더럽혀지기 전에 자신부터 더럽혀진다"고 말했다.
여기에 안 지사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문 전 대표를 돕는 분들이 네거티브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안 지사는 선의의 정치인으로 신뢰한다. 그런데 주변에 네거티브에 몰두하는 분이 있다"며 "주변에 네거티브를 속삭이는 분이 있다면 멀리하거나 단속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안 지사 역시 여기에 "문 전 대표도 (단속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화력은 문 전 대표 쪽이 가장 좋다. 제 가까이 계신 분들이 상처를 받는다"고 응수했다.
안 지사는 "댓글을 보거나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이 팟캐스트에 나가서 상대 후보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어보라.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며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대연정 문제를 꺼내며 "대연정에 논란에 대해 비판의견을 얘기했을지언정 네거티브를 했나. 이는 마땅히 토론해야 할 쟁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와 긴밀히 대화하고 상시적인 대화의 틀을 마련해야 하지만, 협력하는 것과 장관직을 나누는 대연정과 어떻게 같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문 전 대표 캠프는 그렇게 (장관직을) 나누고 계시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이 시장도 논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전날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을 비판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를 광주 학살세력, 새누리당 잔당들과 손을 잡고 권력을 나누겠다고 하는 대연정을 주장하는 분이 지적하는 것은 정말 놀랐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정치를 너무 극단적으로 비교하지 마라. 협치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학살세력의 후예(와 손잡는다고)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지만, 이 시장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연정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성 고양시장도 대연정과 관련해 안 지사를 '안대범 후보'라고 지칭하며 "박근혜 씨의 선한의지를 얘기한 분이 문 전 대표 얘기가 나오면 야멸차게 문제제기를 하나"라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것인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계승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이제 6번째 토론이 아닌가. (그동안) 적폐청산이나 국가개혁과제에 합의하면 그것을 토대로 연정하겠다고 분명 말했다"고 답했다.
토론장 밖에서도 네거티브 책임론과 대연정론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다'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지사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 모든 후보를 향해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문 전 대표님 말씀은 좋은 말씀이었다"면서도 "문 전 대표는 정권교체만 하고 보자고 하는데, 싫은 소리를 원수처럼 해놓고 나중에 힘모으자고 하면 제대로 모아지겠나"라고 대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네거티브와 아픈 비판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수학처럼 구분이 잘 되면 좋은데 잘 안된다"며 "합리적으로 비판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마타도어(흑색선전)으로 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권투에서는 상대를 때려야 하는 것"이라며 "이런 논쟁이 네거티브인지 합리적 비판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본소득·복지정책 공방…보편·선별적 복지 논쟁도 = 주자들은 복지정책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이 시장의 기본소득제를 두고는 다른 주자들의 집중 공세가 있었다.
이 시장은 이날 "4차 산업혁명이 되면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기본소득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은 기본소득을 보장하면서도 노인 배당을 100만원을 주겠다고 하던데, 그것보다는 하위 70% 노인들의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이 실효성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이 "당의 정체성이 보편적 복지인데 따라가야 하지 않나"라고 하자 문 전 대표는 "우리 당이 보편적 복지를 주장한 적이 없다.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양측은 복지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도 이 시장이 "문 전 대표는 법인세를 마지막으로 올리겠다고 한다. 기득권을 편드는 '기득권 대연정' 아닌가"라고 하고, 문 전 대표가 "증세에 대해서는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신경전을 이어갔다.
안 지사도 이 시장의 기본소득제를 겨냥해 "복지제도의 개혁안부터 논의해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언론개혁에 대한 토론도 오갔다.
문 전 대표는 "많은 공영방송이 망가졌고, MBC도 심하게 무너졌다. 공공성과 언론의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언론 민주화가 중요한데, 다들 자기가 집권하면 공영방송은 정부를 위해 일해야 한다면서 틀어쥐려고 한다"며 "정파를 넘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권 공동정부 구성에 대해서는 최 시장이 문 전 대표를 향해 "야3당 공동 개혁정부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고, 문 전 대표는 "공동개혁정부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권교체 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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