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풍 타고 이동한 미세먼지에 대기 정체 겹쳐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21일 오전 한때 서울의 공기 질이 중국 베이징보다 오히려 더 나빠진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곳곳의 대기오염 실태를 모니터하는 다국적 커뮤니티 '에어비주얼'(AirVisual)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기준 서울의 공기품질지수(AQI·Air Quality Index)는 179로, 인도 뉴델리(187)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대기오염이 심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에 중국 청두(169)와 베이징(160)은 오염 순위가 5위, 6위에 그쳤다.
이날 오전 서울의 대기를 오염시킨 미세먼지(PM 2.5: 지름이 2.5 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입자 형태 대기오염물질) 중 많은 부분은 지난주에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베이징 등의 미세먼지는 이달 3∼15일 열린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는 농도가 낮았으나, 양회가 끝나자마자 급증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15일 양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행사 때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 맑은 하늘이 사치품이 되고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맑은 하늘은 사치품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며 스모그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답했으나 금세 이 말이 무색해진 셈이다.
이는 중국의 국가 중대 행사인 양회 기간에 철저히 이뤄졌던 대기오염물질 배출 관리가 양회 종료 이후 다시 허술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생긴 미세먼지는 지난 주말에 베이징 등 중국 주요 지역의 대기 질을 크게 떨어뜨렸으며, 이것이 다시 북서풍을 타고 한국에 날아왔다.
이런 상태에서 금주 초 서울의 대기 흐름이 정체되면서 미세먼지가 흩어지지 않고 머물러 대기오염을 악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19일과 20일 서울의 평균 풍속은 각각 초속 1.6m와 1.8m로, 3월 평균(초속 2.4m)보다 현격히 낮았다.
서울특별시 기후환경본부가 여러 오염물질 농도 측정치를 종합해 산출하는 '통합대기환경지수' 기준에 따르면 서울 대부분 지역의 대기환경은 19일 밤부터 '나쁨' 상태였다.
이어 20일 밤에 '매우 나쁨' 상태로 더욱 악화했다가 21일 오전 11시에 '나쁨' 상태로 다소 호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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