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선전에도 포스트시즌 전패의 수모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전력이 남자프로배구 코트에서 일으킨 '수원의 봄바람'이 너무 일찍 사그라졌다.
한국전력은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했다.
19일 천안에서 허무하게 무너졌고, 2차전 홈에서도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이렇게 한국전력의 한 시즌은 끝이 났다.
정규리그에서 한국전력은 3위를 차지하며 약체 이미지를 떨쳐냈다.
하지만 신영철(52) 한국전력 감독이 품었던 '큰 꿈'은 이루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0월 열린 2016년 KOVO컵에서 우승했다. 한국전력의 프로대회 첫 우승이었다.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신 감독과 한국전력 선수들의 자신감은 크게 자랐다.
신 감독은 "한국전력에서 4번째 시즌을 치르는 데 올 시즌 전력이 가장 좋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는 "(공격수) 전광인, 서재덕, 아르파드 바로티, (세터) 강민웅 등 주전 선수들의 기량은 확실히 예전보다 낫다.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규리그가 재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늘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되던 한국전력이 V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담은 한 마디였다.
외국인 선수에 상대적으로 거금을 쏟을 수 없는 한국전력으로서는 자유계약으로 뽑던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가 트라이아웃으로 바뀌면서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바로티는 타 팀 외국인 선수와 대등하게 싸웠고 손꼽히는 토종 공격수 전광인, 공수를 겸비한 서재덕도 힘을 냈다.
이번 시즌 누구도 한국전력을 '쉬운 상대'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한국전력은 정규리그 중반까지 대한항공, 현대캐피탈과 3강 체제를 유지했다. 한국전력 덕에 V리그 남자부가 재밌었다.
그러나 선수층이 두껍지 못한 약점은 경기를 치를수록 한국전력의 치명적인 상처를 안겼다.
한국전력은 점점 뒷걸음질 쳤고,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전패'의 수모를 또 겪었다.
한국전력은 2011-2012시즌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며 첫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당시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에 내리 두 경기를 내줬다.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OK저축은행에 2패를 당했다. 두 경기 모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해 아쉬움이 더 컸다.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상대인 현대캐피탈에 정규리그에서 5승 1패로 앞섰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두 경기에서는 완패했다. 큰 경기에서 한국전력의 한계가 또 드러났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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