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측 "코미 FBI국장, 왜 대선 끝난 이제야 공개하나" 이중잣대에 발끈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은 대선 11일 전 공개해 '개입' 논란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다시 한 번,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힐러리 랜드'에는 기피인물임이 확인됐다."
폭스뉴스는 21일(현지시간) 코미 국장의 전날 뒤늦은 청문회 증언에 대해 지난해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측 인사들이 일제히 발끈하고 나섰다며 이같이 전했다.
코미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 측이 대선 기간 '내통' 의혹에 대해 FBI가 수사 중이라는 사실을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뒤늦게' 공개함으로써 클린턴과 트럼프 간 '이중잣대'를 들이댔다는 것이다.
클린턴 측의 이러한 주장의 연원은 대선을 11일 앞둔 지난해 10월 28일의 '악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미 국장은 이날 돌연 클린턴 당시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를 선언, 대선판을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발칵 뒤집어놓았다.
넉 달 전 이메일 관리가 "극히 부주의했다"고 단서를 달며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불기소를 법무부에 권고한 자신의 조치를 스스로 뒤집은 것이었다.
코미 국장은 '선거 개입' 논란이 거세지자 대선 이틀 전 최종적으로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부랴부랴 수사를 종결했지만, 이미 판세는 트럼프 측으로 기울고 난 뒤였다.
그랬던 그가 트럼프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에 관한 수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꼭 두 달을 맞은 20일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시인한 것이다.
코미 국장은 이 수사 역시 지난해 7월 착수됐다고 밝혀 어떤 이유에서 클린턴에 대한 수사는 즉각 공표해놓고 트럼프에 대한 수사 공표는 대선 이후로 미뤘는지 궁금증을 낳게 했다.
대선 당시 클린턴 캠프의 대변인을 지낸 브라이언 팰런은 트위터에 "코미가 확인한 러시아 조사는 적어도 지난해 11월 8일 대선 전에 시작됐다"며 "유권자들이 그 수사 사실을 왜 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 추궁했다.
클린턴의 보좌관 출신인 필립 레이네스도 트위터에 "7월 16일 코미, 트럼프에 대한 수사 시작, 비공개. 7월 16일 코미, 클린턴 이메일 수사 종료. 무혐의인데 공개적으로 공격. 황당"이라고 적었다.
폭스뉴스는 "클린턴의 참모들은 코미 국장이 왜 자신의 보스가 선거에 지고 난 뒤에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는지 그 이중잣대를 문제 삼았다"며 "클린턴 이메일에 대한 수사는 매우 솔직했던 반면 트럼프에 대한 수사는 극히 신중했다는 게 이들의 불만"이라고 지적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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