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자체 고로 확보' 10년 숙원사업 결실(종합)

입력 2017-03-22 15:47  

동국제강 '자체 고로 확보' 10년 숙원사업 결실(종합)

브라질 합작 고로제철소에서 만든 슬래브 처음 들여와

(당진=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자체 고로(高爐·용광로)를 확보하려던 동국제강[001230]의 10여 년 숙원사업이 결실을 봤다.

동국제강이 포스코[005490], 브라질 철광석회사 발레와 합작해 설립한 브라질 페셍철강주식회사(CSP) 제철소에서 생산된 슬래브(후판의 중간재료) 5만8천751t이 22일 동국제강 당진공장으로 처음 들어왔다.

동국제강이 2005년 브라질 세아라주(州)와 CSP 제철소 설립을 위한 투자 업무협약(MOU)을 맺은 지 12년 만이다.

CSP는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 페셍 산업단지에 건설된 연산 300만t급 제철소다. 동국제강, 발레, 포스코가 각각 30%, 50%, 20%의 비율로 모두 55억 달러를 투자해 만들었다.




이번 입고는 동국제강이 1954년 설립된 이후 63년 만에 최초로 자체 고로에서 생산한 슬래브를 받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공장은 보유하고 있지만, 고로 공장은 브라질의 CSP 제철소가 유일하다.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고로는,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에 비해 불순물이 적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데 더 적합하다. 국내 철강회사 '빅 3' 중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은 고로를 보유하고 있지만 동국제공은 그러지 못했다.

동국제강은 1962년부터 고로 건설을 추진했지만 수차례 무산됐다. 그러나 끈질긴 도전 끝에 브라질 CSP 제철소를 설립했으며 이곳에서 생산한 슬래브를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한 것이다.

CSP 제철소는 화입(점화) 후 상업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해 지난 2월까지 슬래브 140만t을 생산했다.

또 가동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자동차 강판용 슬래브, 유정강관용 슬래브 등 고부가가치 고급 철강을 잇달아 생산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브라질에서 온 슬래브는 당진공장에서 후판으로 만들어진다.

동국제강은 이번 입고를 시작으로 5월에 2만t 등 올해 중 모두 25만∼30만t을 들여올 예정이다. 내년에는 최대 60만t으로 입고 물량을 확대한다.

CSP 슬래브는 10대 선급의 인증 절차를 거의 마무리해 글로벌 수요에도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은 입고식에서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브라질 CSP 프로젝트에 도전했고, 한국과 브라질을 잇는 글로벌 철강 벨트를 완성했다"며 "동국제강의 브라질 CSP제철소는 철강산업의 '퍼스트 펭귄'(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선구자)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슬래브 조달과 외부 판매를 통해 매출 증대와 시너지로 지속적인 흑자 경영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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