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어류 4종 생식줄기세포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 확립
(세종=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미호종개'(Cobitis choii)를 미꾸라지로 인공 증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어류 4종의 생식줄기세포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을 확립하고, 이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미호종개의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인공 증식했다고 22일 밝혔다.
초저온 동결보존은 조건에 따라 초저온(-136도 이하)에서 모든 생명활동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원리를 이용해 생물자원을 장기 보존하는 방법이다.
생식줄기세포란 생식소 내에서 정자 또는 알을 만드는 줄기세포이다. 어류의 경우 정자와 알 양쪽으로 분화할 수 있다.
미호종개는 1984년 충북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수질오염, 하천개발 등 탓에 현재 거의 절멸상태다. 몸길이는 8∼10㎝이다. 물의 흐름이 느린 맑은 여울에 살며, 부착 조류와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는다.
연구진은 멸종위기 어류 4종인 미호종개·감돌고기·퉁사리·열목어에서 적출한 생식소를 종별 맞춤형 동결보호제를 이용해 최장 18개월 동안 -196도로 초저온 동결시킨 후 각 생식소 세포가 안정적으로 생존하는 조건을 찾아냈다.
감돌고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퉁사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열목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다.
어류 생식줄기세포 생존은 동결보호제의 종류·농도, 냉각속도, 해동온도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결된 멸종위기 어류 4종 중 우선적으로 미호종개의 해동 생식줄기세포를 불임화시킨 미꾸라지에 이식해 이 미꾸라지가 미호종개의 알과 정자만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미꾸라지에서 생산된 알과 정자를 지난해 10월14일 수정시켜 치어 7천576마리를 만들어냈다. 올해 2월 말 이 치어를 자연 상태의 미호종개 유전자와 비교한 결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현재 인공증식으로 태어난 47마리의 미호종개를 국립생물자원관 사육실에서 보호하고 있다. 나머지 7천529마리의 미호종개 치어는 유전자 분석 연구로 활용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미꾸라지를 이용한 멸종위기 어류 인공증식 성공은 생식줄기세포를 확보할 수만 있다면 멸종된 종의 증식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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