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심화…3대 도시 도심지는 뛰고 교외·지방은 약세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에서 주택용 택지 가격이 9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3대 도시 도심에선 거품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로 대표되는 초저금리에다 주택융자 감세정책 효과까지 겹치며 수요를 자극하는 부양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되지만, 교외지역과 지방에서는 떨어진 곳이 많아 양극화도 심화됐다.
22일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1일 기준 일본의 공시지가는 주택지와 상업지를 포함해 전국 평균으로는 한 해 전보다 0.4% 올랐다. 전국 평균 공시지가는 2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택지의 경우 1년 전에는 0.2% 하락했으나 올해는 전년보다 0.022% 올랐다. 3대 도시권 택지는 전년과 같은 0.5%의 오름폭을 보이며 4년 연속 상승했다. 삿포로, 센다이, 히로시마, 후쿠오카는 2.8% 올랐다.
상업지는 상승폭이 더 컸다. 상업지는 일본 전국적으로 1.4% 올라 전년(0.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일본의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사무실 수요가 높고 호텔 등 건설이 이어진 곳이 올랐다.
특히 상업지 중에선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드러그스토어 등이 절정의 호황을 보인 도톤보리(41.3%↑) 등 오사카부내 5개 지점이 30% 이상씩 오르며 땅값 상승률 일본 1~5위를 석권했다.
대도시 상업지는 크게 올랐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권이 3.3% 올랐으며, 북쪽으로부터 삿포로, 센다이, 히로시마, 후쿠오카 등 일본의 지방 거점 4대 도시가 6.9% 상승했다.
앞선 지난해에 상업지가 8년 만의 상승세로 돌아선 데 이어 이번에 택지가격도 9년 만에 올랐지만, 상승은 국지적인 현상에 그쳤다. 인구가 감소한 교외나 지방에선 하락한 곳이 많았다.
교통이나 장보기 등이 편리한 역주변 등지의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인구의 도심회귀 가속화도 두드러졌다. 주민이 모여들면서 지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주변지역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땅값의 양극화는 일본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도심지를 중심으로 한 국지적인 땅값상승이 2008년 일본 전국에서 발생했던 '미니 버블(거품)' 때보다는 약한 국지적 버블 현상을 보였다.
일본 최고 땅값은 도쿄도 주오구 긴자4초메의 '야마노악기긴자본점'으로 1㎡당 5천50만엔(약 5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무려 25.9% 상승했으며,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보다 30% 올랐다.
택지 가운데 가장 비싼 지역은 6년 연속으로 도쿄도내 중심부 고급 아파트·주택 밀집 지역인 지요다구 로쿠반초(六番町) 6번지 일대로 1㎡당 375만엔(약 3천750만원)으로, 전년보다 7.8% 상승했다.
해외에서 유입된 투자자금도 일본 땅값 상승을 부른 요인으로 지목됐다. 일본 정보가 적은 해외투자가들이 이름이 알려져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지역만 골라 투자하며 도심땅값 상승을 불렀다.
tae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