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대선후보들에 9대 과제 제언문 전달

입력 2017-03-22 11:00   수정 2017-03-22 11:03

대한상의, 대선후보들에 9대 과제 제언문 전달

"미래 한국의 3대 틀은 '공정사회·시장경제·미래번영'"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대한민국의 새 희망공식을 바라는 17만 상공인들의 열망을 담아 '공정사회-시장경제-미래 번영'의 3대 틀을 제안한다. 주요 정당들이 대선 과정에서 이를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해달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상의 회장단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을 발표했다.

박 회장 등은 23일 더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5개 정당 당대표를 찾아 제언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들은 제언문에서 "이대로는 한 해도 더 갈 수 없다는 절박감에 만들었다. 백화점식 위시 리스트(wish list)가 아니다. 국가경제의 핵심 현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어떤 해법이 좋을지 대선 주자와 경제계가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다. 늘상 하는 얘기로 치부하지 말아달라"고 제언문의 취지를 설명했다.

대선 때면 재계가 100여건의 탄원 목록을 작성해 건의하던 종래의 방식 대신, 9건의 국가 핵심 어젠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는 것이다.

박용만 회장은 "특정 이슈에 대해 찬반을 얘기하는 것도, 절박감에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떼쓰는 것도 아니다"라며 "장기적으로 선진국 진입을 위한 변화, 누구나 지적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정책, 시장경제 원칙의 틀을 흔드는 투망식 해법 등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 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72개 전국 상의를 통해 기업 의견을 수렴한 후 기업편향성을 없애기 위해 경제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보수와 진보학자 40여명에게 폭넓게 자문해 작성됐다.

실제 내용을 보면 복지 확대나 비정규직의 불이익 해소처럼 진보적 색채의 정책들도 담겼다.

제언문은 총론에서 "기득권의 벽과 자원 배분의 왜곡, 이로 인한 갈등의 골 때문에 '노력'이 아닌 '노오력'을 해야 하는 시대"라며 "금수저가 아니어도 노력하면 정당한 대우를 받는 한국경제의 희망공식을 복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 해법은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게 상의의 결론이다. 불공정거래를 반복하는 일부 기업, 성과보다 과도한 임금을 항상 요구하는 일부 노조, 자격증을 방패 삼은 일부 고부가가치 서비스부문들 모두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것이다.

제언문 각론에는 '공정사회·시장경제·미래번영'의 3대 틀과 9대 과제를 담았다.

우선 공정사회의 틀을 위해선 신뢰 회복, 기업 지배구조 개선, 고용 이중구조 해소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치 지도자들이 불신의 벽을 허물어 경제 주체들이 상호신뢰를 회복하고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경영 관행의 선진화를 원하는 국민 요구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를 꼭 바꾸되 해법은 시장에서 찾겠다고 했다. 선진국처럼 기관투자가들이 기업 감시·견제를 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비정규직의 불이익과 정규직의 기득권을 조정하는 고용의 이중구조 해소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경제의 틀과 관련해선 정책의 일관성 유지, 혁신기반 재구축, 서비스산업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5년마다 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도록 인기가 없더라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정부 주도형 성장 공식인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과감히 포기한 뒤 민간 주도의 파괴적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신화'를 되찾고, 미래 세대의 일자리가 달린 서비스 부문도 사회안전망 확충 등 보완대책을 병행해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미래 번영의 틀과 관련해선 성장-복지 선순환, 교육 혁신, 인구 충격에 대한 대응 등을 구체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복지 수준 확대에 대해서는 경제계도 찬성한다며 다만 복지 부담을 지나치게 높여 경제가 위축되고 복지 재원이 고갈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입식 교육은 창의성·유연성 교육으로 전환하고, 대한민국의 대(代)가 끊기지 않도록 입시 지옥·취업난 해결 대책, 출산·육아 부담 해소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 상의의 '3대 틀 9대 과제' 제언



┌─────────────────────────────────────┐

│ ‘3대 틀 9대 과제’ 제언 │

│ │

├───────┬─┬───────────────────────────┤

│공정사회의 틀 │ │① 경제주체 상호간의 신뢰회복 │

│ │ │“불신의 벽 허물어야”│

│ │ │②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

│ │ │“기업지배구조 꼭 바꾸되, 해법은 시장”③ 고용의 │

│ │ │이중구조 해소 │

│ │ │“비정규직 불이익과 정규직 기득권 조정해야” │

├───────┤ ├───────────────────────────┤

│ │ │ │

├───────┤ ├───────────────────────────┤

│시장경제의 틀 │ │④ 정부역할 재정립│

│ │ │“인기 없어도 정책일관성을”⑤ 혁신기반 재구축│

│ │ │“‘메이드 인 코리아 신화’ 되찾자”⑥ 서비스산업 │

│ │ │발전 │

│ │ │“미래세대 일자리는 서비스부문에 달려있다” │

├───────┤ ├───────────────────────────┤

│ │ │ │

├───────┤ ├───────────────────────────┤

│미래번영의 틀 │ │⑦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

│ │ │“복지는 확대하되, 지속가능 방법론 찾아야”⑧ 교육│

│ │ │혁신 │

│ │ │“주입식 교육 → 창의성·유연성 교육으로”⑨ 인구 │

│ │ │충격에의 선제적 대응 │

│ │ │“대한민국 대(代) 끊길 때까지 지켜보기만?” │

└───────┴─┴───────────────────────────┘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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