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 7년 치료 분석…"생존 기간 연장"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암세포가 발생한 장기 주위로 침범해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체부정위 방사선치료(고선량 방사선 치료)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체부정위 방사선치료는 사이버나이프 등으로 1회 또는 몇 차례에 걸쳐 짧은 기간에 고선량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치료하는 것으로 몇 주에 걸쳐 수 십 차례 나눠 하는 일반 방사선치료와 구분된다.
2010년 8월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수술 불가능한 췌장암 진단을 받은 김모(53·여) 씨는 사이버나이프 치료와 항암 치료를 병행해 현재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7월 췌장암 진단을 받은 박모(68) 씨도 항암 치료와 사이버나이프 치료를 병행해 암세포 전이가 없는 상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2010년부터 2015년 10월까지 수술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에게 사이버나이프 치료와 항암 치료를 병행한 결과를 살펴보니 환자 13명 중 5명이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환자별 생존 기간은 짧게는 4∼5개월에서 길게는 7년으로 다양하다. 1년 생존율은 69.2%였다.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수술 가능한 경우를 포함해도 9.4%로 낮은 편이다.
특히 환자의 80% 이상이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전이된 상태여서 대부분 항암 치료 또는 일반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은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생존 기간이 3∼6개월이며 항암 치료와 일반 방사선 치료를 받더라도 12개월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체부정위 방사선치료로 생존 기간이 연장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10월 이탈리아 연구진이 체부정위 방사선치료에 관한 19편의 논문을 비교 분석한 치료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19개 기관에서 관찰한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또는 '경계성 절제 가능 췌장암(암 수술 여부의 판가름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 환자 1천9명의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환자들이 췌장암 부위에 집중적으로 고선량 방사선을 조사하는 체부정위 방사선치료를 단독으로 받거나, 항암약물치료와 병행해 받은 결과 1년 생존율은 51.6%였고 47개월까지 생존한 경우도 관찰됐다.
최철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방사선종양학과장은 "주변 장기로 전이된 췌장암의 경우 사이버나이프 등을 이용해 치료하면 종양 제어 효과를 높일 수 있고 생존율 연장도 기대할 수 있다"며 "체부정위 방사선 치료는 종양 진행으로 인한 통증 발생을 감소시키고 치료 기간도 보통 1주일 이내로 짧아 환자 삶의 질 개선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2016년 중앙암등록본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췌장암은 5천948건으로 8위(전체 암 중 2.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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