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최근 중국에서 QR코드를 이용한 신종 금융사기가 만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중국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달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남부 광둥(廣東)성 지역에서 QR코드 금융사기로 약 9천만 위안(146억6천만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둥성 포산(佛山)시 경찰은 QR코드 사기를 통해 90만 위안(1억5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한 남성을 체포하기도 했다. 용의자는 업체들이 만든 QR코드를 바이러스 프로그램이 내장된 가짜 QR코드로 대체해 고객의 은행 계좌 등 개인 정보를 빼내는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QR코드 사기꾼들이 수십억 달러(수조 원) 규모의 자전거 공유 산업에 침투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자전거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데 이용되는 QR코드를 가짜 QR코드로 대체한 뒤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계좌로 돈을 이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QR코드가 조작하기 쉽고 육안으로 진짜와 가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기에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음성인식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아이플라테크(iFlytek·科大訊飛)의 류칭펑(劉慶峰) 회장은 이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현재 악성 코드 트로이 목마와 바이러스 중 23% 이상이 QR코드를 통해 전송된다며 "QR코드 제조 문턱이 너무 낮기 때문에 사기꾼들이 트로이 목마와 바이러스를 QR코드에 매우 쉽게 이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은 "소비자들이 눈으로 진짜 QR코드를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사기꾼들이 진짜 QR코드에 가짜 QR코드를 붙이면 속아 넘어가기 쉽다"며 당국이 QR코드 제조에 실명제를 도입하고 국가안전법(국가안보법) 범주에 포함함으로써 QR코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주도하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QR코드 금융사기가 발생할 때마다 비난 대상이 되자 QR코드가 자체 시스템에서 생성됐는지를 판명할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보안 위험이 발견되면 이용자에게 결제 진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메시지를 보낸다고 해명했다.
베이징(北京)대 어우양 량이 HSBC 비즈니스스쿨 부교수는 모바일 이용자들이 먼저 다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가짜 QR코드를 스캔했다가 피해를 당하기 때문에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근본 원인이 아니라면서도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이용자들을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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