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포카페거리 지키자…임대료 폭등 현상에 구청장 읍소

입력 2017-03-22 14:08  

전포카페거리 지키자…임대료 폭등 현상에 구청장 읍소

업주와 건물주 등 170여명에게 구청장 명의 서한문 발송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미국까지 명성이 알려진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카페거리'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탓에 위기에 처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한 구도심이 다시 번성해 사람이 몰리면 그 여파로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들이 밀려나는 현상이다.

부산진구는 최근 전포카페거리에 입점한 업주와 건물주 등 170여명에게 하계열 구청장 명의의 서한문을 보냈다고 22일 밝혔다.




하 구청장은 서한문에서 "과도한 건물 사용료(임대료) 인상으로 상가 전체가 쇠퇴해 버린 타 지역의 좋지 않은 사례도 우리는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여겨진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건물주께서는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우리 전포카페거리의 업주들이 마음 놓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임대료 인상을 자제해 주시고 상가 업주께서는 손님이 꼭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부산진구가 전포카페거리의 명성을 유지하려고 고심하고 있지만 사실상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을 방법이 없어 서한문까지 보내게 된 것이다.

하 구청장은 "혼자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임을 절감하고 있다"며 건물주와 상가 업주의 참여와 협조를 당부했다.

한때 철물·공구상가가 몰려있던 전포카페거리는 2010년 이후 소규모의 특색있는 카페가 들어서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는 카페 32곳, 일반음식점 108곳, 제과점 1곳 등 꽤 규모가 큰 상권으로 성장했다.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올해 초에는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17년에 꼭 가봐야 할 세계명소 52곳'에 포함됐다.

그러나 전포카페거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포성당 근처 점포의 권리금은 2천만원에서 8천만원까지 치솟았다.

점포 임대료는 월 60만원 정도에 불과하던 게 150만원 이상으로 급등해 전포카페거리의 원년 멤버들이 떠난 자리를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대체하고 있다.

원년 멤버는 10% 정도에 불과해 이대로라면 도심의 평범한 거리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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