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호 관계 강조·현 정부 비판…'정치적 복권 의도' 해석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군 출신으로 과거 10년간 파키스탄을 '철권'통치했던 페르베즈 무샤라프(73) 전 대통령이 파키스탄 TV 시사프로그램의 정치평론가로 변신했다.
22일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머무는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부터 매주 일요일 파키스탄 볼TV 시사프로그램 '사브 세 펠레 파키스탄'(파키스탄 제일)에 출연하고 있다.
과거 그가 내세운 슬로건을 프로그램명으로 삼은 이 프로그램은 파키스탄에 있는 사회자가 화상을 통해 무샤라프에게 현안에 관해 질문하고 그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방송분에서 미국과 우호 관계 형성을 강조하고 이스라엘도 영원한 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에 대해서는 파키스탄에 대한 현존하는 위협이라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으며 현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정치적 복권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출연을 결정한 볼TV는 친 군부 성향으로 알려졌다.
무샤라프는 육군 참모총장으로 있던 1999년 쿠데타를 일으켜 당시 총리직에 있던 나와즈 샤리프 현 총리를 밀어내고 정권을 잡았으며 2002년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과 협력해 탈레반과 알카에다 진압에 나서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지만 2007년 11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법관을 해임·억류하면서 전국적인 반발에 직면했다.
그해 12월 야당 총재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암살되면서 지지도가 급락한 무샤라프는 2008년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한 뒤 자신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영국 등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는 2013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복귀를 노리며 귀국했지만, 곧바로 반역죄 등 5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3월 척추질환 치료를 이유로 두바이로 출국해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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