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 출마선언 이어 부산 자갈치·국제시장 찾아
소녀상 앞서 "위안부, 유대인 학살에 비견…당선되면 합의파기"
(부산=연합뉴스) 홍정규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22일 부산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을 돌면서 영남권 민심잡기에 나섰다.
지난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 지사가 영남권 두 대도시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을 잇달아 찾은 셈이다.
PK(부산·울산·경남)에서 태어나 TK(대구·경북)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홍 지사는 '영남권 대통합'이 대선 승리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TK 지역에 이어 PK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을 방문한 것은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홍 지사는 자갈치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나 검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견해를 가감 없이 밝혔다.
그는 "내가 박근혜를 편들 이유는 전혀 없다"고 전제했다. 친박(친박근혜)계와 갈등을 빚으면서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DJ(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때 당한 것보다 더 당했다"는 것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해야 한다. 여론에 휩쓸려 '마녀사냥' 식으로 조사해선 안 된다"며 "그래도 전직 대통령 수사인데, 공정하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홍 지사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등 검찰 수사를 받았던 다른 전직 대통령과 달리 '사익 추구'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홍 지사는 "전부 수천억 원씩 해먹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640만 달러"라고 주장한 뒤 "박근혜는 지금 조사상으로 보면 최순실에게 옷 몇 벌 해 입은 것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에서 아무리 해도 먹은 돈이 안 나오니까 '경제공동체', 최순실과 둘이 동업했다는 식으로 덮어 씌워놨더라"며 특검 수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홍 지사는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에 이어 부산 소녀상을 찾아 국화꽃을 놓고 묵념했다.
이 자리에서 홍 지사는 "위안부 문제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비견되는 반인륜적 범죄"라며 "그런 범죄는 합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비판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합의를 파기하겠다"며 "10억 엔이 아니라 10조 엔을 준다고 해도 합의해선 안 된다. 그걸 돈으로 거래하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 뒷거래"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앞서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당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핵심 요직에 있던 노무현 정부는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며 문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이어 이날 오후 KNN, TBC, UBC 등 영남권 방송사들이 주관하는 TV 토론회에 참석한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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