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홍준표, '바다이야기' 거론하며 "뇌물정권" 주장까지
김관용 "좌파정권 막는 게 과제"…김진태 "文 약점 잘 안다"
(서울·부산=연합뉴스) 강건택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22일 서로를 향한 공격을 자제하고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공격하는데 화력을 집중했다.
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 첫 일정으로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대선후보자 비전대회(합동연설회)가 그 무대였다.
두 차례의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최종후보 4명의 공통 화두는 '문재인 때리기'로 요약된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하 기호순)은 문 전 대표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전(前) 대통령을 뇌물로 얼룩지게 만들고 비극적 최후까지 맞게 했던 책임자들이 지금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국민 위에서 교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시 '바다 이야기' 사건으로 수조원의 불법자금이 정권에 흘러들어갔다고 주장한 뒤 "이 부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 당시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수사계획을 세워 보고했는데 검찰총장이 청와대에 갔다 오더니 못하게 막았다"며 "그때 비서실장이 문재인"이라고 말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문재인이 좌파정권으로 가는 것을 막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야당(민주당)은 완전히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하고, 완장을 차고 설친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문 전 대표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반대를 거론하면서 "조그만 아파트도 도둑이 들어오면 야구 방망이를 준비해야 하지 않나"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전 대표가 사퇴하면 자신도 함께 후보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국회 법사위에 있으면서 계속 문재인 공격의 최일선에 있었다"면서 "야권이 이석기를 사면하라고 하고, 부산저축은행에 어떻게 관여가 돼 있고, 그런 것들을 제가 제일 잘 안다. 그 사람들의 약점을 잘 아는 후보가 돼 확실히 좌파 후보들을 밟고 오겠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꼭 본선에 가서 문재인, 안철수를 확실히 이기려고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날선 공세를 퍼부은 것은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였다. 홍 지사는 "문 전 대표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했던 그 노무현 정부는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면서 "그런 정부의 핵심에서 2인자로 있던 사람이 어떻게 '적폐 청산'을 주장할 수 있느냐. 새로운 '뇌물 정권'을 한 번 세워보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홍 지사는 '바다 이야기' 사건을 거론하며 "서민들의 돈을 훔쳐 조 단위로 모아갔는데, 그 돈이 다 어디 갔느냐"며 "이명박 정부 초기에 이것을 수사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께서 본인 뇌물 사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니까 그 사건 수사를 덮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한국당 주자들이 일제히 문 전 대표를 정조준한 것은 흩어진 보수 지지층을 다시 결집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들 주자는 또 오전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한마디씩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몸둘 곳을 모르겠다. 정말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김 지사는 "우리가 선택한 대통령께서 파면이 돼 사저로 돌아오는 이러한 정치는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정말 죄송하고 석고대죄한다"며 연단에서 큰절을 했다.
반면 '강성 친박(친박근혜)'으로 꼽히는 김 의원은 "권력을 다 잃고 집으로 돌아온 전 대통령을, 우리 당이 살기 위해 그분을 짓밟고만 가야겠나. 저는 그렇게 못 한다"고 옹호했다.
홍 지사는 검찰 포토라인에 섰던 4명의 전직 대통령 중 3명이 본인 금품수수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언급한 뒤 "박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자신이 사익을 취하거나 개인적으로 돈을 먹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