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작가들의 솔직담백한 소설 바깥 이야기

입력 2017-03-23 08:00  

日작가들의 솔직담백한 소설 바깥 이야기

마루야마 겐지·가쿠타 미쓰요 등 에세이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일본 소설가들의 에세이가 잇따라 출간됐다. 사노 요코와 사카이 준코 등 최근 인기를 끄는 에세이 전문작가들이 재치있고 시원스런 입담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반면 이번에 나온 책들은 소설 바깥에서 작가의 면모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마루야마 겐지(丸山健二·74)는 1968년 귀향한 청년의 고독을 그린 '정오이다'를 발표한 이후 자신도 나가노현으로 이주해 구도자의 자세로 글을 쓰고 있다. 산문집 '소설가의 각오'가 작가의 비타협적 문학관에 대한 설명이라면 여행에세이 '세계폭주'(바다출판사)는 작가의 삶을 이루는 또 다른 축인 '질주'에 대한 이야기다.

젊은 시절 작가는 오프로드 바이크와 사륜구동차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과 케냐의 사파리 랠리를 달렸다. 작가는 질주하면서 자유를 얻고 인생을 생각했다. 목적은 오로지 달리는 데 있으므로 여행은 차라리 의식에 가까웠다.

"온몸의 피가 들끓는다. 기분이 좋다. 더없이 좋다. 사막에서는 어디를 어떻게 달리든 자유다. (…) 사막에서는 지도상에 그은 직선대로 달릴 수도 있다. 자유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다. 이런 것이 자유가 아니고 뭐가 자유겠는가."

작가는 언어로 가득 찬 머릿속을 질주로 텅 비웠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엔 새로운 이미지가 샘솟았다고 한다. 집필과 질주로 삶의 균형을 맞춘 셈이다. 김난주 옮김. 488쪽. 1만6천500원.




'종이달'의 작가 가쿠타 미쓰요(角田光代·50)는 에세이 '무심하게 산다'(북라이프)에서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중년의 세상살이를 담담하게 기록한다. 젊을 때부터 언젠가 다가올 중년이 두려웠던 저자는 40대를 지나면서 찾아온 신체의 변화가 슬펐다. 나잇살 때문에 얇은 옷이 꺼려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책 읽는 속도도 느려졌다. 두부가 맛있다고 생각한 것도 마흔 넘어 찾아온 변화다.

그러나 막상 중년이 닥치니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게 재밌기도 하다. 작가는 마라톤 풀코스를 두 번 완주했다며 나이를 먹는다는 게 꼭 불가능한 일이 늘어난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한다.

"뭐는 나이 탓이고 뭐는 아니라고 마냥 따지지만 말고 흰머리를 염색하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기도 하고,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에 아연실색하거나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면서 나를 담는 그릇인 몸과 더불어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김현화 옮김. 212쪽. 1만2천원.




일본 추리문학을 대표하는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59)의 '꿈은 토리노를 달리고'(비채)는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관전기다. 동계 스포츠 마니아인 작가는 풍부한 식견을 자랑하는 한편 말하고 생각하는 고양이 '유메키치'와 아웅다웅하는 유머감각을 발휘한다.

토리노 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1개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고 한국은 쇼트트랙에서만 금메달 6개를 땄다. 작가는 비록 메달은 많이 따지 못했지만 여러 종목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며 실망하지 않는다. "요컨대 한국에 동계올림픽은 쇼트트랙 세계대회나 마찬가지야. 다른 경기는 없는 거나 다름없지. 너, 일본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냐?" 민경욱 옮김. 232쪽. 1만3천500원.

'버라이어티'(현대문학)는 오쿠다 히데오(奧田英朗·58)의 단편소설 6편과 대담 2편, 월드컵 축구 관람기 등을 묶은 '스페셜 작품집'이다. 작가는 일인극 배우 잇세 오가타와 대담에서 '저돌적' 소설작법을 공개한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습니다. 뭐랄까, 결정하지 못하는 겁니다. 머릿속으로 뭔가를 구상하고 컴퓨터 앞에 앉지 않아요. 일단 전원을 켜고 화면을 가만히 노려보면서 한 줄 씁니다. 그 뒤는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고요." 김해용 옮김. 336쪽. 1만4천원.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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