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3년을 기다렸는데 잠시 더 걸리더라도 온전한 인양을 위한 과정이라 믿어요. 배가 올라오는 게 인양이고 실종자를 찾는 게 성공이잖아요."
세월호 침몰 1천72일째인 22일.
이른 오전부터 사고 해역을 찾아 먼발치에서 초조하게 첫 시험 인양을 지켜보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밤 정부의 본인양 시작 소식을 접하고는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해양수산부의 시험 인양 작업이 10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동안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던 가족들은 오후 8시 45분께 배 안에서 본인양 시도 속보가 전해지자 "그래, 그거지!"라며 너 나 할 것 없이
저 멀리 인양 현장으로 눈을 돌렸다.
3년간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을 기다려온 가족들은 무엇보다 소망했던 소식에 환한 얼굴로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늦은 오후까지 해수부로부터 진행 상황이 들려오지 않을 때도 "문제가 있었다면 중단했을 텐데 다행"이라거나 선체 1m 들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역시 신중하게 작업하느라 더딘 것이었다"며 침착함을 유지하던 가족들이었다.
가족들은 본인양이 시작되자 갑판 밖에 나가 환한 조명이 켜진 인양 현장을 바라보거나 쏟아지는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가족들은 인양 관련 속보는 물론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수색 종료 선언, 인양 준비 등 지난 3년간의 과정을 다룬 뉴스를 바라보며 그동안의 속앓이가 떠오른 듯 눈시울을 붉히거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아픈 마음을 애써 눌러 참다가 끝내 오열한 가족도 있었다.
가족들은 그러나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누구보다 열망하지만, 인양이 끝이 아니라는 데 모두 공감했다.
단원고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실종자를 모두 찾는 것이 세월호 인양 성공"이라며 "3년 전 내 가족일처럼 아파했던 그 마음으로 기도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