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서명 기피 의혹 확산…"퇴임후 전방위 로비 계획한듯"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러시아 내통' 문제를 거짓 보고해 경질된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임명직 고위 공직자의 의무 사항인 '공직자 윤리서약'에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 비스트'를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들은 22일(현지시간) 이 같은 사실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윤리서약(Ethics Pledge)은 모든 연방정부 고위 공직 지명자가 퇴임 후 5년 동안 전 소속 기관에 대해 로비 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 외국 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 활동은 평생 금지된다.
이는 플린 전 보좌관이 공직 발탁 직전 '플린 인텔그룹'이라는 로비 회사를 경영한 거물급 '로비스트'였다는 사실과 맞물려, 그가 고의로 윤리서약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즉 플린 전 보좌관이 퇴임 후 전직 NSA 보좌관의 지위를 이용해 전방위적 로비 활동을 벌이려고 계획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플린 전 보좌관은 최근 법무부에 '외무 대리인(로비스트)' 등록증을 제출하면서 '전직 NSC 보좌관'이라는 점은 서류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수차례 접촉,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폭로돼 정권 전체를 '러시아 내통' 의혹 속으로 몰아넣은 데다가 이런 접촉 사실을 거짓 보고한 점이 드러나 취임 25일 만에 경질됐다.
그는 이달 들어 터키 정부를 위한 로비 활동을 벌인 점과 러시아 기업에서 강연료를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더욱 궁지에 몰리게 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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