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베를린 트럭테러 이어 '승용차 테러'…또 소프트타깃 노려

입력 2017-03-23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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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베를린 트럭테러 이어 '승용차 테러'…또 소프트타깃 노려

목격자 "SUV 시속 55km 속도로 인도로 돌진해 사람들 치어"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심의 의사당 인근에서 발생한 공격은 프랑스 니스와 독일 베를린에서 발생했던 '트럭 테러'를 연상케 한다.

아직 용의자의 신원과 범행동기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공격 수법은 여행객들을 포함해 불특정 다수, 즉 '소프트 타깃'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들 트럭 테러와 일치한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이용하는 도구가 범행 도구로 이용된 대목은 테러 공포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용의자는 SUV 승용차를 몰고 의사당 인근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인도로 돌진했다.

시계탑 빅벤이 있는 웨스트민스터 궁전은 여행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의사당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웨스트민스터 다리는 보행자들이 많은 교량이다. 다리 건너편에는 런던의 또 다른 관광명소 '런던 아이'가 있다.

다리에서만 지금까지 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소 20명이 다쳤다고 밝힌 가운데 이들 대부분은 용의자가 돌진한 차량에 의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 베일로 쿡(20) 씨는 당시 가족과 함께 다리에 있었다면서 용의자 차량이 자신의 눈앞에서 "4~5명을 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쿡 씨는 "차량이 시속 35마일은 넘었을 것이다. 정말 빨랐다"고 끔찍한 순간을 전했다.

그는 "차가 인도로 올라서 수많은 사람을 치었다. 운전자가 운전 통제를 잃은 것처럼 보였는데 속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용의자가 명백히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고 차를 몰았다는 증언이다.

한 여성은 차에 치여 템스 강으로 떨어졌다가 나중에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이런 모습은 지난해 12월 20일 트럭이 베를린 시내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쇼핑을 위해 많은 사람이 모인 크리스마스 마켓을 덮쳤던 상황과 흡사하다. 이 사고로 12명이 목숨을 잃고 48명이 다쳤다.

앞서 그해 7월엔 트럭이 프랑스 니스에서 축제를 즐기던 인파를 향해 약 30분간 시속 60km 속도로 광란의 질주를 벌여 8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트럭이나 승용차는 테러도구로서 의심을 받지 않는 도구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극단주의자 또는 극단주의에 빠진 이른바 '외로운 늑대', 또는 어떤 이유에서든 무방비 상태에 있는 많은 사람을 살해하려고 한 이들에 의해 쉽게 범행 도구로 이용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한다.

이는 니스테러와 베를린 트럭테러 이후 '이제 테러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좌절감과 공포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하다.

영국이 유럽 대륙의 잇단 테러에 '심각' 등급의 테러 경보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터졌다.

또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이 전자기기에 폭탄을 숨겨 항공기를 상대로 테러를 가할 것이라는 첩보에 이슬람권 6개국에서 출발해 영국으로 들어오는 여객기 직항편에 대해 노트북과 태블릿 등 전자기기의 기내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에 나왔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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