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가계 우상화 통해 김정은 집권 정당성 강화 의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증조부 김형직이 항일단체 '조선국민회'를 결성한 100돌을 기념하는 행사를 성대히 개최했다.
김형직의 조선국민회 결성 100돌을 기념하는 중앙보고회가 지난 2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이 23일 보도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기남·최태복·리명수·김평해·오수용·최부일·로두철·조연준 등이 주석단에 자리했다고 중앙방송은 밝혔다.
보고자로 나선 김기남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선국민회 결성이 "조선 인민의 반일 투쟁을 반제자주, 민족단결의 기치 밑에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획기적인 장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김형직의 혁명 사상으로 내세우는 '지원(志遠)의 사상(대를 이어 혁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사상)'이 김정은에 의해 '빛나게 계승'되고 있다며 "김정은 동지의 두리(주변)에 굳게 뭉쳐 (중략) 더욱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1면에 중앙보고회 기사와 사진을 실었다. 신문은 2∼4면에도 조선국민회 결성 100돌을 기념하고 김형직을 추모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부친인 김형직을 '반일민족해방운동의 탁월한 지도자'로 떠받들며 그가 1917년 3월 23일 반일 결사체인 '조선국민회' 결성을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김형직의 항일투쟁 이력을 강조하는 것은 가계 우상화를 통해 김정은의 집권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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