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일관계의 조속한 개선을 요청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미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틸러슨 장관이 지난 1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한일관계가 정체돼 유감"이라며 "조기에 관계개선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틸러슨 장관이 부산 위안부 소녀상 한일 갈등을 염두에 두고 이런 발언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황 총리는 "한일 위안부합의를 착실히 이행할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입장을 반복해 말했다.
틸러슨 장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회담에서도 위안부 합의 문제가 거론됐다. 윤 장관은 위안부 소녀상 이전을 촉구하는 공문서를 부산 동구청 등에 보냈다고 소개하며 "일본이 좀 더 유연한 자세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한국 방문에 앞서 16일 일본 방문에서 "미국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지지한다"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의 이런 언급은, 일본이 진정성 있는 사과가 담긴 위안부 합의 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복잡한 부산 소녀상 한일 갈등에 대해 일본 편을 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한국 내에서 재협상·파기 주장이 일고 있는 한일합의에 대한 인식'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미국은 한일 간 합의에 대해 지지한다"며 "두 나라가 역사문제를 다루면서 엄청난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사국간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이 한중일 순방 기간 일본에서의 체류 기간이 한국에서보다 하루 길었고, 일본에서와 달리 한국측 파트너들과는 만찬도 하지 않는 등 한쪽에 치우친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한 미국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일본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표현한 반면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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